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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일본, 오늘 한·미 결승 생중계 취소

중앙일보 2015.11.21 00:46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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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역전패하자 ‘실수’‘실패’ 등의 표현으로 고쿠보 감독을 비난한 20일자 일본 신문들.

“오타니가 내려가니까 시원하더라고. 허허.”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만난 김인식 야구 대표팀 감독은 느긋한 표정이었다. 전날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김 감독은 “어제 한·일전에서 이기고 해물탕을 먹으러 갔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오타니가 7회 마운드를 내려간 뒤 9회 초 2-3으로 쫓아갔을 때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김성근(73) 한화 감독이 보낸 축하 메시지도 공개했다. 벤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는 게 김성근 감독의 분석이었다.

 일본에서는 고쿠보 히로키(44) 감독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고쿠보 감독의 실패’라고 언급한 뒤 ‘7회 오타니를 일찍 교체한 것이 패퇴의 원인이었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 역시 ‘고쿠보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입 모양이 일(ㅡ)자가 된 채 지켜보기만 했다’고 비꼬았다. 일본이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주관 방송사인 아사히TV는 결승전 생중계를 취소하고, 다음날 새벽 녹화중계로 재편성했다.

 일본 네티즌들도 입을 모아 고쿠보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아직 감독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최악의 경기였다. 한국을 지나치게 얕봤다’는 의견뿐 아니라 ‘고쿠보 집에 한국 국기를 꽂아라’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고쿠보 감독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쿠보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공식 훈련을 가진 일본 대표팀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21일 예정된 3·4위전을 준비했다.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가 자신의 한계에 육박해 투수를 교체해야만 했다. (아쉬워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고 털어놓았다. 한국은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밝은 분위기 속에 자율훈련을 진행했다. 김현수·민병헌·허경민(이상 두산)·나성범(NC)·황재균(롯데)·김광현(SK)이 경기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도쿄=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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