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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2016 대입 논·구술 포인트 ④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과 『1984』

온라인 중앙일보 2015.11.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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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도 수시 응시자에겐 대학별 논술·면접 고사가 남아 있죠. 과거보다 평이해졌다지만 여전히 시사 이슈와 인문·사회과학 책 지문이 많이 나와 대비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중앙일보가 만든 온라인 청소년 매체 TONG은 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가운데 논술 주제로 출제될 만한 것을 골라 6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기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 tong@joongang.co.kr 보내주세요. 채택된 글은 TONG에 소개하고, 권석천 중앙일보 사회2부장의 칼럼집 『정의를 부탁해』(동아시아) 저자 사인본을 드립니다. 한국의 현실을 예리하게 해부한 칼럼이 사회 보는 눈을 키워주고 논·구술 대비도 도와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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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집 천장에 설치된 CCTV 사진=중앙포토]


④ 어린이집 CCTV와 『1984』

[논점]

올해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자 논란 끝에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상당수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정치인들이 인권침해라며 반대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아동 학대를 막으려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워낙 거셌다. 실시간 시청이 가능한 네트워크 카메라의 도입 등 기술의 발전과 함께 교사들의 노동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하지만 믿음보다는 서로를 감시해야 하는 세태를 놓고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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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숨을 거두기 한 해 전 1949년 출간한 역작으로, ‘빅 브라더’란 전체주의 독재자가 ‘텔레스크린’ ‘신어(newspeak)’ 등의 장치를 통해 온 국민을 통제하는 암울한 미래 사회(디스토피아)를 그렸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등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필요한 필독서다. 아래 기사와 『1984』의 한 대목을 읽고 CCTV, 블랙박스와 같은 과학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불가피한 시도인지, 사회 감시가 일상화돼 개인의 영혼이 일기에만 존재하는 디스토피아의 지름길인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논거를 들어 서술해 보자. 1200±50자 내외(띄어쓰기 포함).

[기사]
<중앙SUNDAY 2015년 3월 15일 기사 ‘교사는 “오히려 떳떳해요” 엄마는 “감시 대신 감사의 마음”’ 요약>
“싫어. 안 먹을래. 초콜릿 줘요~” 승우와 교사의 승강이가 한참 이어졌다. 다행히 어르고 달래 승우가 겨우 밥을 다 비웠고 전쟁 같은 식사가 끝났다. 같은 시각 직장맘인 승우군의 어머니 박모(33)씨는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해당 어린이집이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이들의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화장실과 주방을 제외한 어린이집 모든 구역에 CCTV가 설치돼 부모는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아이가 뭘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박씨는 “평소 승우가 집에서도 밥 먹기를 유독 싫어하는데 어린이집에서 잘 챙겨주는 걸 확인하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A어린이집 원장은 “처음에는 보육교사들이 불편해하는 점도 많았다”며 “그래도 실시간 중계를 하면서 부모들이 괜한 오해를 하지 않아 교사들도 떳떳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4월 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인천 송도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대책으로 나왔는데 본회의 부결로 여론의 역풍을 맞자 정치권이 부랴부랴 재입법 추진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CCTV 설치로 보육교사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의 엄마사랑 어린이집은 지난해 3월 CCTV를 설치했다. 지지난해 어린이집에 다니던 한 아이가 정강이에 멍이 든 적이 있었다. 미끄럼틀을 엎드려서 타다 다친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할머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학대한다”고 오해하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양숙(47·여) 원장은 “억울하기도 했지만 부모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CCTV를 설치했다”며 “아이들을 잘 돌보면 공개 못 할 이유가 없어 실시간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CCTV 설치 후 어린이집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보육교사들의 불편이 없진 않았다. 여름철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하기도, 옷매무새를 고치기도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났다. 어린이집과 부모 사이에 탄탄한 신뢰가 쌓인 것이다. 김 원장은 “혹시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쳐도 CCTV가 있기 때문에 오해나 의심을 하지 않는다”며 “신뢰 관계가 구축되면서 CCTV를 보고 일일이 참견하고 감시하기보다는 오히려 믿고 맡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는 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일부 어린이집이 CCTV를 자발적으로 설치했지만 여전히 반대 여론이 거세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실시간 CCTV 설치를 희망하는 어린이집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반응이 싸늘하다. 참여를 희망하는 곳이 없거나 국공립 어린이집 서너 곳만 설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4월 국회에서는 영상을 녹화·저장하는 형태의 일반 CCTV 설치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국회 보건복지위가 실시간 CCTV 조항을 포함시켰지만 법제사법위원회가 그 조항을 뺐다. 그런데 이마저도 인권침해 소지를 우려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심 눈치를 보는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 의원도 22명이나 기권이나 반대표를 던졌다.

[책 지문]
『1984』(민음사) p42~43 중

그는 25센트짜리 동전 한 닢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거기에도 조그만 글씨로 똑같은 슬로건(전쟁은 평화/자유는 예속/무지는 힘)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뒷면에는 빅 브라더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동전에 있는 빅 브라더의 눈마저 그를 노려보았다. 빅 브라더의 눈은 동전, 우표, 책표지, 깃발, 포스터, 담뱃갑 등 그 어디에나 있었다. 늘 그 눈이 감시를 하고, 그 목소리가 포위했다. 잘 때든 깨어 있을 때든, 일을 하든 식사를 하든, 집 안에서든 밖에서든, 목욕할 때든 침대에 누워 있을 때든, 상관없었다. 빅 브라더로부터 벗어나기란 불가능했다. 몇 입방 센티미터의 해골 속 외에는 자기 자신이란 것이 없었다.
태양의 위치가 바뀌자 진리부의 수많은 창문에는 더 이상 햇빛이 비치지 않았다. 창문이 마치 요새의 총구멍처럼 으스스하게 보였다. 그 거대한 피라미드 건물을 보노라니 가슴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어찌나 튼튼해 보이는지 폭풍이 몰아쳐도 끄떡없을 것 같았다. 아니, 수천 개의 로켓 폭탄을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을 듯했다. 윈스턴은 과연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일기를 쓰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미래를 위해서? 과거를 위해서? 아니면 가상의 시대를 위해선가? 그의 앞에는 죽음이 아니라 무(無)가 있을 뿐이다. 일기는 재로 변할 것이고, 그 자신은 어디론가 증발되어 버릴 것이다. 사상경찰만이 그의 일기장을 없애기 전에 한번 읽어볼 것이다. 자신의 흔적도 사라지고 종이에 끼적거린 익명의 글마저 실물로 존재할 수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미래에 호소할 수 있단 말인가?
텔레스크린이 14시를 알렸다.

정리=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2016 대입] 이슈와 책으로 본 논·구술 포인트 연재 목록

①메르스와 『눈먼 자들의 도시』

②국정 교과서 사태와 『역사란 무엇인가』

③‘갑질’ 논란과 『정의를 부탁해』

④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과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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