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틴 “동맹국으로 드골함과 연대” 러 폭격기 130회 출격

중앙일보 2015.11.19 02:12 종합 4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러시아도 17일 시리아 공습에 가세했다. 사진은 러시아 초음속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160(위)과 전략폭격기 TU-95. [사진 러시아 국방부]

급진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전략 변화가 세계에 테러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IS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이슬람권의 영토 확장에 치중해 왔다. 이슬람 주권자인 칼리프가 지배하는 국가가 목표다. 하지만 최근 유럽 등 세계에서 테러를 벌이는 ‘거점 테러화’로 방향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까지 가세 라카 공습 강화
사흘 공격으로 IS대원 33명 사망
일부선 “빈 건물만 타격” 지적도

 IS에 가입했다 탈출한 아부 할레드는 영국 데일리미러와의 인터뷰에서 “IS는 유럽 전역에 잠복 조직원(Sleeper Cell) 수백 명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활동 개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IS 지도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전투원 수천 명을 잃으면서 새로 도입한 전략이라고 한다.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4)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공습에 참여하는 미국·프랑스·이란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나 인질 납치 등 공격을 벌이라고 지시했다”는 이집트 고위 관료의 증언도 나왔다. IS는 파리 테러 이후 IS 홍보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십자군운동에 참여한 국가들에 말한다. 프랑스를 공격했던 것처럼 이 나라들을 공격하겠다. 또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를 습격할 것을 맹세한다”고 협박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에서 테러 경보음이 울렸다. 17일 미국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2대가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와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긴급 착륙했다.

 서방의 대(對)IS 전선은 두꺼워졌다. 지난달 31일 224명의 탑승자 전원이 숨진 러시아 여객기 사고가 테러라고 밝힌 러시아가 미국·프랑스 등의 IS 공습에 가세했다. 18일 러시아군은 전날 전략폭격기인 투폴레프(TU)-160을 130차례 출격시켜 라카 등의 IS 거점 140여 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같은 날 라카를 공습했다. 런던에 본부가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18일 지난 사흘 동안 공습으로 IS 전투원 33명이 죽었다고 밝혔다.

 IS를 절멸시키겠다고 다짐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쇄 회동을 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중해에 배치된 러시아 해군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에 “곧 투입되는 프랑스 핵항모 샤를 드골함과 동맹국으로서 연대하라”고 지시했다. 영국도 시리아 공습에 참여하려고 의회를 설득 중이다.

 그러나 효과에 대해선 엇갈린다. 시리아의 한 활동가는 러시아 공습으로 라카 중심부의 대사원과 박물관이 파괴됐고 다수의 IS 조직원과 13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시리아 남성의 말을 인용, “(프랑스의 IS) 공습 목표들은 버려졌거나 빈 곳들”이라고 주장했다.

 미국·프랑스와 러시아가 공습 대상에 대해 명확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도 문제다. 러시아는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중 알카에다 분파인 누르사전선 등과 IS는 똑같이 공습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IS만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들립·알레포 등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진 지역 가운데 IS의 점령지가 아니거나 시리아 반군 점령지가 포함됐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