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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첨단무기 정밀 공습 vs 인간폭탄 무차별 살상 … 연합군·IS 비대칭 전쟁

중앙일보 2015.11.19 02:10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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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연합군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공습을 확대하며 연합군과 IS가 전혀 다른 무기와 전략이 맞붙는 비대칭 전쟁을 본격화했다. 서방과의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공습하던 러시아도 연합군에 합류해 ‘연합 응징’의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다. IS의 무차별 후방 살상전에 맞서 서방·러시아의 첨단 공습이 맞붙는 비대칭전이 선명해지고 있다. 연합군과 IS가 첨단 무기 대 인간 폭탄, 정밀 공습 대 무차별 살상, 테러 척결 대 공포 확산이 부딪치는 비대칭전의 승패에 따라 향후 국제 테러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F-22 랩터, 라팔, 수호이 34 등
연합군 국가대표 전투기 총출동
쿠르드·시아파 반격에 위축된 IS
영토 밖 유럽·중동서 끝없이 테러


 지난 13일(현지시간) 129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 이후 17일까지 진행된 연합군 공습은 에어쇼를 방불케 하고 있다. 미국의 F-22 랩터, 프랑스의 라팔, 러시아의 수호이 34 등 각국의 대표 전투기가 IS 근거지인 시리아 라카와 유전 지대를 맹폭했다. 미국과 프랑스는 해상 지원을 위해 각각 핵 항공모함인 해리 트루먼함 전단과 샤를 드골함 전단을 중동 해역에 출동시킨다. 반면 IS는 이라크 군으로부터 뺏은 미군 험비 장갑차와 야포, 러시아제 T-55 탱크를 보유했지만 주력은 기관총을 장착한 도요타 트럭이다. 지난 5월 라마디를 함락할 때 이라크군 초소를 격파했던 폭탄을 적재한 트럭과 자폭 공격이 위력을 발휘한다.

 미군은 IS에 정밀 공습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군은 A-10·AC-130 공격기를 동원해 IS의 석유 수송 트럭을 파괴했다. 이때 공습 한 시간 전 미군의 F-15 전투기 2대가 ‘공습이 있으니 대피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간인 운전 기사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미군은 공습 당시 드론(무인기)으로 운전 기사들의 도주를 확인했지만 이들을 공격하진 않았다. 반면 IS는 학살극 전술로 전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 올 들어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 리비아 호텔 총격, 튀니지 박물관 총격, 예멘 모스크 폭파, 러시아 민항기 테러 등 목표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 테러를 자행해 왔다. NYT에 따르면 올해 IS의 테러로 민간인이 1000명 가까이 사망했다.

 이런 IS를 상대로 국제 연합군을 주도해온 미국은 ‘봉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파리 테러 직전 “시작부터 우리의 첫 목표는 봉쇄였다”고 밝혔다. 파리 테러 이후에도 미군 지상군을 투입해IS와 맞붙어 일거에 승패를 결정짓는 전략에 반대를 분명히 했다. 대신 쿠르드 민병대, 이라크군, 시아파 민병대가 외곽을 장악해 들어가면서 IS의 세력을 위축시키는 외곽 점령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군은 공습으로 지상 작전을 돕고 있다. IS는 반대로 후방을 때려 전선을 확장시키는 반(反)봉쇄 전략에 나섰다. IS는 자신들의 영토 바깥인 유럽·중동에서 끊임없는 테러를 일으킨다. 중동 전문가인 윌 매켄트는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IS는 적국의 민간인을 공격해 해당 국가가 IS 공격을 중단하거나 과잉 대응하도록 도발해 지치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는 압도적인 화력의 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IS 역시 기존의 테러 조직과는 달리 원유 밀매, 인질 보석금 등으로 막대한 전비를 보유하고 있다. 매켄트는 “IS 군비는 연 10억∼20억 달러(약 1조1700억~2조3400억원)로 추정된다”며 “이는 알카에다는 물론 미얀마·모리타니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합군 공습이 과거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의 추종자가 주축인 IS의 기반을 제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때문에 IS와의 비대칭 전쟁은 단순한 화력전을 떠나 민심을 돌리는 정치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FP는 분석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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