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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심사 기준·배점 들쭉날쭉

중앙일보 2015.11.19 01:59 종합 10면 지면보기
관세청의 시내면세점 평가 과정을 보면 미스터리 일색이다.

관세청, 사업계획도 안 보고 실사
특정 업체와 밀착설 등 잇단 잡음

 1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과 배점이 심사 때마다 달랐다. 시행령상의 평가기준은 세 가지로 존재한다. 기본안에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에 배점을 더한 투자촉진안, 지역관광 인프라 기여도를 강조한 균형발전안이다.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선정에서는 투자촉진안이 채택돼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이 1000점 만점에 300점으로 높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기본안으로 진행되면서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배점이 가장 높은 300점이었다.

 관세청과 선정 업체 간 ‘밀회’도 오해를 낳았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김낙회 관세청장이 지난 4월 평가기준 발표 전 유독 한화 임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7월 선정 업체 발표 직전 한화갤러리아의 주가 급등으로 관세청은 ‘개미’ 투자자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로비를 막는다는 명목하에 심사위원 명단을 밝히지 않을 뿐 아니라 14일 선정 업체 발표 이후에도 각 업체의 구체적인 순위와 채점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14일 프레젠테이션에 다녀온 모 업체 임원은 “심사위원 중에는 면세점을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 ‘답’이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평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 이번에 선정된 모 그룹 회장은 일주일 전부터 “다 됐어”라는 말을 주변에 흘리고 다녔다는 후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탈락한 업체들도 생사여탈권을 쥔 관세청이 무서워 소송 같은 것은 할 수 없겠지만 주먹구구식 행정의 단면을 본 것 같아 씁쓸하다”며 “관세청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을 영입해 ‘관피아’ 덕을 봐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 등이 발의한 대로 시내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을 현재보다 100배 올리게 되면 관세청 수입이 대폭 늘어나는 대신 국내 관광산업에는 ‘독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면세품 가격 인상은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쇼핑 수요를 떨어뜨리고, 결국 한국 방문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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