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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세계 1위 한국, 항우울제 복용은 최하위

중앙일보 2015.11.19 01:33 종합 21면 지면보기
한국이 자살률에서는 세계 1위인 반면 우울증 치료제 복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OECD 최신 건강 보고서(Health at a Glance 2015) 등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13년 28.7명으로 1위였으며, OECD 평균(12명)의 두 배가 넘었다. 이에 비해 2013년 기준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조사 대상 28개국 중 27위였다. 의약품 하루 사용량(DDD·Defined Daily Dose)을 기준으로 한국(20DDD)은 OECD 평균(58DDD)의 3분의 1 수준이다. 최하위는 칠레였다. 2014년 발표된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항생제 처방량(28.4DDD)이 OECD 평균의 1.4배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불이익 걱정돼 정신과 치료 꺼려
항생제 처방은 OECD 평균 1.4배

 이에 대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석정호(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불이익이 되는 분위기 때문에 우울증은 혼자 극복해야 할 문제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뛰어난 우울증 약이 많이 나왔지만 정작 스트레스가 심한 한국에선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우울증을 질환으로 생각하기보다 의지가 부족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든 환자일수록 정신과 약을 오래 먹으면 치매가 생긴다든지 몸에 안 좋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치료 없이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자살 등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시적으로 우울하다 괜찮아지겠지란 생각으로 병을 키우지 말고,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식욕 저하, 불면 등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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