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펄펄 나는 문성민, 1723일 만에 트리플크라운

중앙일보 2015.11.19 00:14 종합 30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문성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주포 문성민(29)이 펄펄 날고 있다. 젊은 지도자 최태웅(39)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소화한 결과다.

올 시즌 수비 부담 적은 라이트 이동
10경기서 169점, 토종 선수 득점 1위
현대캐피탈 ‘스피드 배구’ 이끌어

 문성민은 지난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후위공격 4점, 서브와 블로킹으로 각 3점씩을 올리며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모두 3개 이상)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이자 지난 2011년 3월 1일 삼성화재전 이후 1723일 만에 기록한 트리플 크라운이다. 국내 선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건 지난 3월 대한항공의 곽승석(27) 이후 8개월 만이다.

문성민은 “4년 만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라 무척 기쁘다. 서브가 부족했는데 정확하고 강하게 넣는 훈련을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한국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주 공격수다. 지난 2008년 독일에 진출한 뒤 터키를 거쳐 2년 만에 한국 무대에 등장했다. 큰 키(1m98㎝)와 잘생긴 외모까지 갖춰 여성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기대 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여름 월드리그 일본전에서 왼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것이 뼈아팠다. 문성민은 이 부상으로 반년이나 코트를 떠나야 했다. 부상을 털고 2014-2015 시즌 재기를 노렸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그의 부진과 함께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은 5위(15승21패)에 그쳐 프로배구 원년(2005년)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4월 부임한 최태웅 감독은 변화를 선언했다. 한국 프로배구에서 생소한 스피드 배구를 도입했다. 말 그대로 빠른 공격을 하는 배구다.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방식이다. 세터가 공을 올려주면 외국인 선수가 주로 때리던 ‘몰빵 배구’와는 정반대다. 시즌 초반이지만 현대캐피탈의 변신은 성공적이다. 18일 현재 6승4패(승점19)로 3위다.

 그 중심에는 부활한 에이스 문성민이 있다. 문성민은 10경기 39세트에서 169득점(전체 6위·국내선수 중 1위)을 기록 중이다. 수비도 좋아졌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는 세트당 1.33(지난 시즌 1.06), 리시브 성공률은 48.39%(지난 시즌 23.62%)를 기록 중이다. 오레올 카메호(29·쿠바)가 레프트로 기용되면서 문성민은 수비 부담이 덜한 라이트로 옮겼다. 문성민 특유의 빠른 공격이 살아나면서 수비도 탄탄해졌다. 이상렬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문성민은 원래 한 템포 빠르게 공격하는 스타일이었다. 최태웅 감독의 스피드 배구를 만나 ‘물 만난 고기’가 됐다” 고 말했다.

 지난 4월 결혼한 문성민은 올 시즌 주장까지 맡았다. 최근 세터 노재욱(23)이 부상으로 빠진 뒤 백업 세터 이승원(22)과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불만을 터뜨리지 않았다. 스피드 배구의 선봉장인 문성민은 “내가 공격을 잘 해서 승원이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체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안=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