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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일타쌍Point 은행 포인트

중앙일보 2015.11.19 00:12 경제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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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0대 회사원 정모씨는 정기예금이 만기가 돼 KEB하나은행을 방문했다. 은행 직원은 그에게 스마트폰으로 하나 멤버스에 가입하면 ‘1000하나머니’ 포인트를 받고, 정기예금에 재가입하면 ‘1000 하나머니’를 받을 수 있다고 권했다. 2000하나머니가 2000원에 해당한다는 말을 들은 정씨는 숨은 포인트 모으기에 나섰다. ‘OK캐쉬백’과 ‘SSG포인트’도 하나머니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해 이들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바꿨더니 총 5만8000하나머니를 모을 수 있었다. 정씨는 KEB하나은행 ATM기기에서 바로 5만원을 현금으로 찾았다.

카드사 못지 않은 알뜰 서비스
멤버스·예금 가입 1000P씩 제공
급여이체 땐 5000P, 바로 현금화
포인트 쌓이면 VIP등급 올려주고
대출금 갚거나 기부금으로 쓰기도
계좌이동제 마케팅 나선 은행들
혜택 소멸 우려하는 고객 잡기


 #2. 주부 이모(38)씨는 SC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면서 입출금 예금과 적금·펀드에 가입했다. 이 은행은 매월 통장 잔액에 따라 10만원당 1포인트(360리워드 포인트)씩 적립해준다. 이 씨는 여기에 ‘이마트360신용카드’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생기는 포인트도 쏠쏠하다. 이마트 이용금액의 5%와 신세계 백화점 이용금액의 3%가 포인트로 쌓인다. 여기에 내년 3월까지는 이마트 이용금액의 10%를 별도로 할인받을 수 있다. 이 씨는 이 포인트를 모아 항공권 마일리지로 바꿔 휴가 때 사용할 계획이다.

 정기예금 금리 1%대인 저금리 시대. 알뜰한 ‘재테크 박사’는 이걸 모은다. 바로 ‘은행 포인트’다. 은행은 요즘 신용카드사의 포인트 못지 않게 다양한 ‘포인트’로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이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포인트를 안기는 이유는 계좌이동제 때문이다. 지난달 30일부터 계좌이동제가 본격화하면서 은행별로 집토끼(기존 고객)를 지키고 산토끼(신규고객)를 잡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이 쏟아져 나왔다. 자동이체 변경이 가능해진 첫 3일간 ‘페이인포(자동이체 통합관리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계좌를 변경한 건수는 7만9555에 달했다. 그동안 자동 이체를 일일이 옮기기 귀찮아 주거래 은행 변경을 망설이던 고객이 클릭 몇 번으로 계좌를 변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행으로선 고객을 뺐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적립 포인트, 수수료·이자 지급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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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 가구가 여러 은행과 거래하는 등 고객 충성도가 낮은데다 계좌이동으로 은행을 바꾸는 편의성이 높아져 은행입장에선 기존 고객에 대해 지속적인 거래 유인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은행이 줄 수 있는 많고 많은 ‘당근’ 중 왜 은행은 ‘포인트’를 주는 전략을 택한 걸까.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객이 주거래 은행을 바꿀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포인트 상실 등 기존 혜택을 놓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은행이 포인트 혜택을 통해 고객을 붙잡아두거나 끌어들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리서치업체인 나이스알앤씨가 한 ‘계좌이동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계좌이동으로 인한 주거래은행 변경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기존 주거래 은행에서 받던 혜택 소멸(33.1%)’을 꼽았다. 이런 경향은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38.7%)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VIP 고객일수록 은행으로부터 받은 포인트 혜택이 크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거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은행으로선 ‘포인트’가 고액 자산가와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확실한 유인책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은행은 아예 포인트를 현금으로 주거나, 포인트가 쌓일수록 고객 등급을 올려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환전 우대나 카드 연회비 면제 혜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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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포인트의 가장 진화된 형태는 ‘캐쉬백’이다.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제도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카드 사용 실적과 계열사의 금융 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 포인트를 제공한다. 급여이체·휴대전화 요금·관리비 이체 등 하나만 이체해도 5000하나머니를 적립해준다.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 적금’에 신규 가입하거나 하나머니로 적금에 납입해도 2000하나머니를 추가로 준다. 인터넷·스마트폰 뱅킹을 이용해 적립식 상품에 가입하면 4000하나머니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인 하나머니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 ATM기기에서 현금으로 뽑아 쓸 수 있고, 예·적금에 납입하거나 대출이자를 갚는데 쓸 수 있다. 또 전국 하나카드 가맹점에서 하나머니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SC은행도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 SC은행은 가입한 금융 상품의 잔액에 따라 기본 포인트(고객 등급별 10만원당 1포인트~3포인트)를 지급하고, 여기에 SC신용카드 발급시 3000포인트, 급여이체 등록시 300포인트 등의 특별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렇게 적립한 포인트는 수수료 결제나 대출이자 납입 등 은행 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신세계 포인트나 항공사 마일리지로도 전환해 쓸 수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카드 사용이나 하나로마트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채움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 채움포인트로 대출 원리금을 갚거나 기프트 카드를 구입하고, 기부 등을 할 수 있다. 1만 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포인트에 따라 VIP등급을 올려주고, 등급별로 차별화된 혜택을 준다. KB국민은행은 계열사 금융 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스타클럽제도를 운영한다. 급여·연금 이체시 250점, 요구불예금의 잔액 10만원당 10점, 방카슈랑스 등은 10만원당 6점, 자동이체시 건당 5점 등의 점수를 준다. 이런 점수가 쌓이면 프리미엄스타(3000점 이상)-골드스타-로얄스타-MVP스타(1만점 이상, 총자산 3000만원 이상) 순으로 등급이 올라간다. 등급에 따라 장례용품 지원·VIP라운지 이용 등의 무료 서비스와 미용·여행·렌터카·쇼핑 등의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계열사의 금융 상품 이용시 수수료 우대 혜택도 받는다. 우리은행도 점수를 쌓은 뒤 등급에 따라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 입출식 상품 가입시 100점, 급여·연금 이체시 130점, 자동이체 건당 50점 등의 포인트를 제공한뒤 이에 따라 등급을 책정한다. 등급별로 은행 수수료 면제 혜택이나 환전 우대, 신용카드 연회비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 사용 금액에 따라 1000원당 1포인트씩을 적립해주고 이를 OTP보안카드 구입에 사용하거나 예·적금액을 납입하는데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신용·체크 카드를 고를 때처럼, 자신의 소비 패턴이나 금융 거래 계획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포인트를 제공하는 은행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은행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은행간의 포인트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고객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천편일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은행이 차별화된 서비스와 고객 편의를 제공하게 됐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카드사처럼 출혈 경쟁으로 인해 이자율을 올리는 등 결국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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