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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테러와 가뭄에 대비한 예산, 적극 편성해야

중앙일보 2015.11.19 00:03 종합 34면 지면보기
테러 방지와 가뭄 대책 등 시급한 현안 예산을 국회가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심의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예산 분석은 물론 국회의 의무다. 하지만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넘어 국가기관의 권한강화 또는 4대 강 사업의 연장이란 이유로 제동이 걸린다면 국가는 당면한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

 이번에 프랑스 파리 도심을 무차별 공격한 이슬람 급진세력의 테러 위협에 한국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슬람 테러조직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잠재적 목표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시나이 반도에선 한국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폭탄 공격을 받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에서는 국제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된 외국인 48명이 강제 출국됐다. 최근에는 한국민 10명이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국가(IS)를 공개 지지한 사례가 적발됐다. 파리 테러 이후엔 IS를 추종한 것으로 파악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불법체류자가 검거됐다. 그는 수개월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테러단체 ‘알누스라’를 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주거지에서는 M16 모형 소총과 이슬람 원리주의 서적들이 발견됐다. 다른 한편 시리아 난민 200명이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어온 사실도 확인됐다. 인도적인 난민은 적극 수용되어야 하지만 잠재적인 테러범의 위장 잠입 가능성도 철저히 경계되어야 한다.

 정부가 증액을 추진하는 대(對)테러 예산 1000억원에는 테러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위협에 대한 대책이 들어 있다. 북한의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300억원, 강이나 해안에서 활용되는 무장 고속보트 5대를 위한 300억원, 그리고 개인 화기, 생화학 탐지장비, 방폭복, 방탄폭 등을 교체하거나 구매하는 데에 필요한 80억원 등이다. 외국 주재시설을 보호하고, 여권의 위조를 식별하고, 엑스레이 장비 등을 강화하는 예산도 들어 있다. 잠재적인 테러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정도다.

 가뭄 대책도 시급하다. 지난해서부터 올해까지 농촌지역을 강타한 가뭄은 수십 년 만의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가뭄이 일회성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쉽게 반복될 수 있는 위협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4대 강 사업으로 마련된 보(洑)에 저장된 물을 끌어다 쓰면 가뭄해소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정부는 이를 포함해 내년 봄 가뭄대책 예산으로 1450억원을 추가로 편성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공주보와 예당저수지, 상주보와 화달저수지 사이에 도수관로를 설치하는 사업이 들어 있다. 이 밖에 저수지 178개소의 준설비용도 있다.

 4대 강 사업이 유용하냐에 관한 논쟁은 한가하다. 사업이 끝난 뒤 홍수피해는 거의 없었다. 이제는 4대 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을 가뭄 극복에 사용할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테러 대비나 가뭄 대책에서 정쟁을 떠나 여야가 한마음이 되면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다. 국회는 테러 방지와 가뭄 대책 등 시급한 현안 예산의 심의를 늦출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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