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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공략법, 일본에 물었다

중앙일보 2015.11.17 18:53
"포크볼은 손도 대지 마라."

일본 야구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공략법이다. 오는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일본의 프리미어 12 준결승전 관전포인트는 오타니의 패스트볼이 아니라 포크볼이 될 전망이다.

일본·미국에서 특급 마무리로 이름을 날렸던 사사키 가즈시로(47) TBS 해설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포크볼은 아예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가끔 던지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포기하고 빠른 공만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타니는  지난 8일 한국과의 첫 대결에서 최고 시속 147㎞의 포크볼을 던졌다. 웬만한 투수의 직구만큼 빠른 데다 낙폭이 커서 일본에서는 마구(魔球)로 통한다. 사사키는 "직구를 칠 때도 풀스윙은 안 된다. 간결하게 받아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직접 상대해온 이토 쓰토무(53) 지바 롯데 감독은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토 감독은 "오타니의 컨디션이 좋은 날엔 속수무책이다. 날마다 공배합이 달라 경기 전에 특정한 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답이 아니다. 1회 오타니의 피칭을 보고 재빨리 대응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타니의 공배합을 보고 전략을 바꿔야 한다. 일단 커트를 많이 해서 투구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끈질긴 승부로 오타니의 구위가 떨어지길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전문가들의 작은 희망을 찾았다. 포수 출신 현재윤 해설위원은 "잘 통했던 공배합을 바꾸지 않을 것 같다. 오타니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포크볼이나 하이 패스트볼(높은 직구)을 던질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포크볼을 버리고 직구만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 위원은 "치지 않으면 포크볼은 볼이다. 출루에 성공해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해야 한다. 1~2점이라도 뽑는다면 오타니도 흔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의 해법은 또 달랐다. 정 위원은 "준결승전에선 우리 타자들이 높은 공에 대응할 것이다. 오타니도 이를 알고 일부러 같은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타니는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갑자기 무너질 투수는 아니다. 공을 많이 볼 필요 없이 2스트라이크 이전에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타니의 직구 타이밍을 간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오타니는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을 집중 공략했다. 바깥쪽 높은 공(피안타율 0.143), 가운데 공(0.178), 낮은 공(0.176) 모두 치기 어려웠다. 바깥쪽 낮은 볼(주로 포크볼)을 결정구로 던진 26차례 승부에서 안타를 1개(피안타율 0.038)만 맞았다. 탈삼진은 17개. 구위가 워낙 좋으니 장타 허용 가능성이 있는 몸쪽 승부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 이대호·박병호 등 오른손 거포는 몸쪽 공을 노릴 필요가 있다.

오타니는 왼손 타자의 바깥쪽도 노렸다. 특히 하이 패스트볼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다만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피안타율 0.333)와 더 낮은 볼(0.500)은 이용규·김현수 등 밀어치기에 능한 좌타자들의 공략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정 위원은 "일본전 이후 네 경기를 치르며 우리 타자들의 감각도 좋아졌다. 4강전은 예선전과 다르다. 오타니의 투구가 노출됐으니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식·김원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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