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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방사청장 “KF-X 예산 정부안대로 가면 개발 2∼3년 지연”

중앙일보 2015.11.17 18:39
한민구 국방장관이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민관군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방사청에서 사업단 중심으로 조직을 편성했다"며 "이에 민관군 전문가들이 모여 사업단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상위 조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나온 장명진 방위사업청장도 “현재 KF-X사업 추진 과정에 방위사업청 산하에 자체적 조직이 구성돼 있음을 알리고 향후 민군협력팀을 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정원문제가 있어서 사업단이 만들어지면 민군협력팀을 두고 미래창조부나 산업자원부에서 파견나와 업무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사청은 당초 요청했던 KF-X 예산(1618억원)이 900여억원 삭감된 만큼 KF-X 개발이 목표연도(2025년)에서 2~3년 가량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청장은 ‘KF-X 사업 내년도 예산이 정부원안대로 통과되면 KF-X 개발이 애초 계획보다 얼마나 지연되느냐’는 송영근(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KF-X 사업의 내년도 예산이 정부 원안대로 통과되면 KF-X 개발이 2∼3년 늦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방사청은 애초 KF-X 사업 예산으로 1618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으나, 정부 협의 과정에서 670억원으로 삭감돼 국회 국방위에 제출했다. 국방위는 4가지 핵심장비의 통합기술 자체개발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보고받고 나서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정부 원안대로 예산을 통과시켰다.

우리 공군은 KF-X를 최소 120대 구매할 예정이며, KF-X 공동탐색개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도 KF-X 100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에서 “인도네시아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다음주에 인도네시아로 가서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선 ‘KF-X사업’에 대한 미국과의 부실 계약 논란을 놓고 여야를 망라한 질타가 이어졌다. 감사원에서 감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터져나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KF-X 사업과 관련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감사원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주철기 전 외교안보수석이 그만둔 이유가 거기(KF-X 사업차질)에 대해서 책임진 것이라면 그걸로 갈음하겠지만 그게 아니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가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지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국회)도 거기에 맞춰서 일을 협조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도 KF-X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국회가 요구해야한다고 가세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공청회에선 이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측이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기술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를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ADD) 3본부 2부장은 “과거 개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ADD와 국내 업체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면 4개 항공전자 장비통합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경태 항공안전기술원장은 “올해 중 사업 착수를 하지 못하면 공군의 전력 공백은 더욱 가중돼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마저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한 사업추진을 강조한 전문가들은 국내 자체기술 개발 실패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전영훈 골든이글공학연구소장은 “현재의 ‘원샷원킬’ 방식은 리스크가 크다”며 “우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FA-50(국산 경공격기) 개조 개발로 공군의 전력공백을 메우고, KF-X 기술 개발을 충분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 연구소장도 “기술이전 무산으로 일정지연과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회 국방위 소속 ‘KF-X 리스크 관리 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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