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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속 무마해 줄게"라며 병원에 접근해 돈 뜯어낸 심평원 전직 간부 구속

중앙일보 2015.11.17 10:42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전직 고위 간부가 정부 단속에 걸린 병원에 접근해 단속 무마를 대가로 돋을 받아 챙기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심평원 등의 단속에 걸린 병원으로부터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총 2억4450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심평원 미래발전위원 박모(70)씨와 종합병원 원무과장 출신인 브로커 한모(57)씨를 구속했다. 또 박씨에게 부탁을 받고 단속 내용과 추징금 등의 정보를 누설한 심평원 이모(52·여) 차장을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단속에 걸린 병원 운영자에게 “병원 고문직을 시켜주면 단속을 막아주거나 단속된 내용을 경감시켜 주겠다”고 한 뒤 실제 고문직을 맡으면서 자문료로 매달 150만원~900만원을 받는 등 병원 네 곳으로부터 3450만원을 받은 혐의다. 서울과 부산 등에서 20여 년간 종합병원 원무과장으로 일했던 한씨는 병원 운영자에게 박씨를 소개해 주는 대가로 10여 차례에 걸쳐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각 지역 병·의원 운영자들은 심평원이나 보험공단·보건복지부로부터 요양급여 부당 청구 등 위반 내용이 적발되면 브로커 한씨에게 연락했다. 한씨는 “박씨가 2004년까지 심평원 감사실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박씨를 소개했다. 그러면 박씨는 “심평원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단속 내용과 제재 수위를 파악해 주거나 추징금 분납 등의 편의를 봐주도록 말해 주겠다”며 자신을 병원 고문직으로 영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또 심평원 직원 접촉 등에 필요한 로비 자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와 한씨가 실제로 심평원 직원에게 단속된 병원을 구제하기 위한 로비 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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