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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지상군 투입 없다 … 공습 통해 IS 봉쇄전략 유지”

중앙일보 2015.11.17 01:38 종합 4면 지면보기
미국 정부는 파리 테러에도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한 지상군 투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상당한 규모의 미국 지상군을 (시리아와 이라크에) 파견하는 방안은 (미 정부의) 해법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폴리티코 “대선 경선 판도에 영향
군 통수권 맡길 만한 후보가 유리”
젭 부시, 루비오, 클린턴 덕볼 듯

 로즈는 ABC 등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습을 통해 IS 세력을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으로 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현행 전략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프랑스가 앞으로의 대응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가 내년에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그 규모를 계속 늘려 가기로 한 기존 계획과 관련, “우리는 난민들을 선별해 내는 강력한 검증 절차를 갖고 있다”며 “이번 테러 사건으로 계획을 중단할 의도가 없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것은 막강한 전력을 갖춘 IS를 격퇴하기 쉽지 않은 데다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 2003년 이라크전 등 2개의 전쟁을 수행하며 엄청난 인력과 예산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물러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국은 지상군을 보내지 않는 대신 연합군 공습을 주도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공습을 위주로 한 IS 격퇴전을 성토했다. “즉각 1만 명의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으면 제2의 9·11 테러가 미국 내에서 터질 것”(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이슬람과의 전쟁을 선포하라”(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상황이 이런 데도 시리아 난민 25만 명(정부 발표와 다르게 수치를 제시함)을 수용하려 하는데 이는 제정신이 아니다”(도널드 트럼프) 등의 비난을 쏟았다.

 미 언론들은 파리 테러 사건으로 대선 경선 판도가 크게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5일 “특별한 기준 없이 마음에 드는 후보를 지지해 왔던 분위기가 ‘군 최고통수권자’를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후보를 선호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에서는 지지율 1·2위인 트럼프나 벤 카슨(신경외과 의사 출신) 같은 정치 문외한 대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상원 외교위원회 출신 루비오 같은 ‘기성 주류 후보’들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외교·안보의 달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평가됐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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