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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5000억 마련한 폴크스바겐

중앙일보 2015.11.17 00:13 경제 6면 지면보기
폴크스바겐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조작에 따른 환불에 대비해 20억 유로(약 2조5000억원)를 준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지난 4일 독일 정부가 “유럽에서 판매한 80만대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반면 폴크스바겐 한국지사가 환경부 검사 결과 발표 전에는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검사 결과 발표를 돌연 연기해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출량 조작 따른 유럽 환불 대비
한국 환경부 검증 발표 월말로 연기

 유럽에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자동차세가 바뀌기 때문에 폴크스바겐은 대규모 환불 사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자금을 준비했다. FT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시된 것보다 10% 이상 오차가 나면 시세에 맞춰 딜러에게 차를 되팔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판매 차량은 환불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럽에서의 발빠른 조치와 달리 국내 보상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에 대한 검증 결과 발표를 당초 17일에서 이달 말로 연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정리하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미국 외엔 해외 어느 곳에서도 발표가 안 났는데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보단 시간을 들이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검사 결과에 책임을 미루던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시간을 벌게됐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한국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규제가 느슨해 문제가 된 조작장치 탑재 유인이 떨어진다. 검사 결과가 미국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과 발표 전엔 리콜·보상 계획을 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차량들의 중고차 시세가 떨어지면서 국내에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가 2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외 규제 당국과의 공조 등 적극적인 태도를 안 보이는 정부와 떨이 판매가 사태 수습인양 하는 회사 측 모두가 소비자의 불신와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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