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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너와 내가 우리가 된 ‘짜릿한 순간’

중앙일보 2015.11.14 01:06 종합 2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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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우리가 있었다
정현주 지음, 중앙북스
308쪽, 1만3800원


“사랑하는 사람이 그와 나를 ‘나와 너’라고 부르지 않고 ‘우리’라고 부르던 순간” 차갑던 마음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 그 짧은 단어가 “이제 나와 너는 연결되었고 너의 많은 것이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으로 들려서다. ‘나와 너’가 ‘우리’가 되었던, 그 짜릿하고 벅찬 순간에 대한 기억. 『그래도, 사랑』 『다시, 사랑』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저자의 신작 에세이집이다.

  때론 저자의 고백같고 때론 영화의 한 장면같기도 한 짧은 이야기들은 이 계절, 가을에 딱 어울린다. 오래 전 지나가듯 던진 한 마디를 기억해준 그 사람, 유독 힘겨웠던 날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줬던 친구, 묵뚝뚝한 말 속에 감춰져 있던 말랑한 진심을 알게 된 날…. 60여 개의 에피소드는 다 다르지만 결국 하나다. 삶이 벅찬 숙제처럼 느껴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마음을 기댈 ‘그 딱 한 사람’이란 뜨거운 고백.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만, 쉽지 않다. 지금보다 더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사랑 앞에서 약해진 이들을 격려한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에 나온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알라딘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녀가 나를 사랑하게 할 수 있지?” 지니는 답한다. “그냥 너 자신이 돼. 기억해. 단지 너이면 돼.(Be yourself. Remember. Just be yourself.)”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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