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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세계 최강의 잠수함 군단이 뜬다

중앙일보 2015.11.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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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사진=일간스포츠 양광삼 기자]


세계 최강의 잠수함 군단이 뜬다.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이 잠수함 투수 4인조를 앞세워 멕시코 사냥에 나선다.

2승1패로 B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14일 오후 7시(한국시간) 대만 톈무구장에서 멕시코와 예선 4차전을 벌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최소한 조 4위를 확보하게 돼 8강 토너먼트 티켓을 거머쥔다. 선발투수로는 이태양(22·NC)이 나선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멕시코 타자들은 잠수함 투수에 약한 편이어서 이태양을 선발투수로 냈다" 고 설명했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투수들은 역대 국제대회 때 마다 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중남미에는 이런 유형의 투수가 거의 없어 타자들이 당황하게 마련이다. 한국은 선발 이태양 외에도 정대현(37·롯데)·우규민(30·LG)·심창민(22·삼성) 등 잠수함 투수 자원이 풍부하다.

올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10승)을 거둔 이태양은 12일 베네수엘라전에서 시험 등판해 합격점을 받았다. 7회말 등판해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완벽한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다. 직구 구속은 140㎞대였지만 힘이 넘쳤다.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마음껏 구사했다.

정대현은 4명의 잠수함 투수 중 공을 뿌리는 위치가 가장 낮은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다. 물 아래서 잠수함이 올라오듯 허리 아래서 공이 떠오른다. 구속은 느리지만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커브와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싱커의 변화 폭이 크다. 과거 KBO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야구평론가 라이언 사도스키(미국)는 "정대현은 세계 최고의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라고 평가했다.

대표팀 최고참인 그는 국제대회 경험도 가장 많다. 경희대 재학 시절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미국전에 두 차례 등판해 13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2점만 내줬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세 번 모두 참가했다. 그가 제일 빛났던 순간은 역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선발 류현진에 이어 3-2로 앞선 9회 말 1사 만루의 위기에 등판했다. 그는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정대현은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다.

우규민은 하마터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할 뻔 했다. 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구리엘의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았기 때문이다. 뼈는 다치지 않았지만 약지와 새끼 손가락 사이에 타박상을 입었다. 직구를 던지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공을 감싸쥐듯 잡는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있었다. 우규민이 가장 많이 던지는 변화구가 체인지업이다.

우규민은 "밤에 잠을 못 잤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했다" 며 "빠르게 상태가 좋아져서 다행" 이라고 말했다. 우규민은 12일 베네수엘라전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했다. 우규민의 가장 큰 무기는 제구력이다. 우규민은 올 시즌 9이닝당 단 1개의 볼넷만 내줬다. KBO리그 선발투수 중 볼넷이 가장 적다.

잠수함 부대의 마지막 일원은 심창민이다. 심창민은 시속 150㎞를 넘는 빠른 공이 주무기다. 전세계에 걸쳐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는 드물다. 희소성으로 따지면 심창민 만한 투수가 없다. 문제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컨디션만 회복된다면 최고의 비밀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타이베이(대만)=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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