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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이쪽으로 얼굴을 돌리시게 나 역시 외로우니 가을 저물녘"

중앙일보 2015.11.13 17:44

"이쪽으로 얼굴을 돌리시게 나 역시 외로우니 가을 저물녘"
-책 『바쇼 하이쿠 선집』(열림원) 중

일본의 전통단시 하이쿠(俳句)는 5·7·5의 17음(音) 안에 세상을 담습니다.
'하이쿠의 성인'으로 불리는 마쓰오 바쇼(松尾芭蕉·1644~1694)가 47세에 쓴 하이쿠입니다.
원문은 'こちらをむけ私も寂しき秋の暮.'
바쇼의 서예 스승이었던 승려 운치쿠(雲竹)가 고개를 돌린 자화상을 가져와 시를 부탁하자 바쇼는 이렇게 써 넣었습니다.
속세를 떠나 은둔과 여행으로 생을 보낸 바쇼의 하이쿠는 자주 고독에 대해 말합니다. 그의 삶이 그랬기 때문일까요.
안그래도 쓸쓸한 가을날, 고개를 저편으로 돌리지 마세요.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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