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목마다 1~2개 고난이도 문제 “작년보다 변별력 높아”

중앙일보 2015.11.13 02:45 종합 8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12일 오후 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교정을 나서며 손으로 ‘V’자를 표시하고 있다. 수능 최종 정답은 23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상선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 유독 어려웠던 국어B형을 제외하면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교사와 입시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쉬운 수능’이란 출제 기조는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해처럼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인 윤기영 충암고 교사는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표준화되고 비교적 변별력도 갖춰 정시지원 혼란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수험생의 희비는 고난이도 문제로 갈릴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 연구소장은 “영역별로 한두 문제씩 출제된 고난이도 문항을 잘 풀었느냐에 따라 등급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수능 영역별 난이도 분석해보니
국어A ‘돌림힘’ 물리학 지문에 당황
국어B 낙하속도 다룬 30번 까다로워
수학, 개념 조합한 새로운 유형 출제
영어, 미국시인·철학 지문 어려워

 
기사 이미지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A형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 B형은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B형은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0.09%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다. A형에서는 물리학의 ‘돌림힘’에 대한 지문을 읽고 푸는 18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이 과학 지문을 어려워하는 데다 돌림힘이라는 낯선 개념이 나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형을 응시한 수험생 이다영(19)양은 “돌림힘과 지렛대 원리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 시간을 뺏겼다”고 했다. B형에서도 물체 낙하속도를 다룬 지문이 제시된 30번 문항이 어렵다고 평가됐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B형은 과학 지문이 어려웠지만 문학은 학생들이 많이 접한 작품이 나오고 난이도도 낮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론 쉬웠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도 대체로 국어는 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B형 30번과 같이 상위권 학생들에게도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돼 만점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B형은 지난해 매우 어렵게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 다소 쉬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변별력이 있다”고 했다.
 
기사 이미지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정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수험생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다”고 말했다. 김태균 충남고 교사도 “지난해엔 하위권 학생들도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있는 문제들이 나와 중위권은 고난이도 문제를 풀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A·B형 모두 만점자 비율이 낮아지고 1등급 구분점수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학A·B형 모두 21번과 30번이 고난이도 문항으로 꼽힌다. 21번의 경우 우함수와 역함수를 활용해 미분값을 구하는 문제다. 김 교사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공식을 외워 적용하기만 한 학생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형은 지난해(만점자 4.3%)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되더라도 만점자가 여전히 많을 가능성이 있다. 수험생 허아은(18)양은 “1등급 구분점수가 96~100점 정도 될 것 같다. 올해 제일 쉬웠던 과목”이라고 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보다 A·B형 모두 약간 어려웠지만 최상위권 수험생은 고난이도 문항을 풀 시간이 충분해 올해도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3.37%나 나왔다. 이번 수능부터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았고 까다로운 유형의 지문과 문제가 나와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전문가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 평소 영어 1등급을 받는다는 정한나(19)양은 “지난 수능, 올해 모의평가에 비해 어려웠다. 특히 EBS 비연계 문제로 변별력을 두려고 한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빈칸 추론 네 문제 중 수험생이 쉽게 여기는 연결사 찾기는 없어진 대신 구나 절, 단어를 넣는 문제가 나왔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난도 문항은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에 대한 지문이 제시된 34번과 ‘돈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철학적 내용을 담은 38번이 꼽힌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지만 전반적으론 지난해와 비슷하게 쉬웠다”고 평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난이도가 높은 2~3개 문항이 등급을 가를 것으로 예상했다.

글=남윤서·김선미·김민관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