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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노리는 지상욱, 원주갑 박정하 … “링이 어딘지도 모르는 권투선수 심정”

중앙일보 2015.11.12 02:02 종합 5면 지면보기
내년 총선용 선거구 획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김무성·문재인 대표는 10일에 이어 11일에도 ‘4+4’ 회담을 열었지만 본회의 일정(12일 개회)에만 합의했을 뿐 선거구 관련 합의엔 실패했다. 이러다간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인 13일을 넘길 판이다.

선거구 협상 또 불발 … 오늘 본회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가장 힘든 이들은 선거구 조정설이 나오는 지역에서 국회 등원을 꿈꾸는 정치 신인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에서 유일하게 사라질 지역구로 꼽히는 중구다. 이곳 새누리당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정치 신인 지상욱씨다. 자유선진당(새누리당과 합당) 대변인을 지낸 데다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이기도 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요즘 그는 ‘깜깜이’다. 지 위원장은 “지역구가 ‘위쪽 종로구랑 붙는다’ ‘옆쪽 성동구랑 붙는다’는 등 소문이 매일 바뀐다”며 “일정을 짤 때마다 ‘북진(北進·종로 공략)’을 해야 할지 ‘동진(東進·성동 공략)’을 해야 할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남양주에서 생길 것으로 보이는 ‘제3 지역구’에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신청하려고 준비 중인 조광한 전 청와대 비서관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남양주가 가평군과 붙은 뒤 셋으로 쪼개질 것’이란 얘기가 무성한데,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열심히 뛰고 싶어도 링이 어딘지 모르는 권투선수의 심정”이라고 했다.

 더 심각한 것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 협상을 연말까지 끌 경우다.

 선거법에 따라 정치 신인들은 다음달 15일부터는 예비후보로 등록해 ▶사무실 개소 ▶명함 돌리기 ▶홍보물 발송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은 채 1월 1일을 맞게 되면 신인들은 활동을 모두 접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기존 선거구는 2015년 12월 31일이 지나면 무효”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강원도 횡성군과 합병설이 도는 원주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란 건지 말란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회의장 지역구는= 중진들의 지역구를 놓고도 얘기가 많다. 당장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부산 중-동)에도 “새누리당 김무성(영도) 대표와 유기준(서구) 의원 쪽으로 반씩 갈라져 없어질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의 4선 정병국 의원의 지역구(여주-양평-가평)도 분할 위기에 놓였다는 얘기가 많다. 이번 지역구 재조정은 “호남보다 인구가 많은 충청에 의석 수가 적은 건 말이 안 된다”며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2013년 제기한 헌법소원의 결과다. 그런 정 의원도 지역구인 청주에서 의석 수가 1석 줄 수 있어 불안에 떤다.

남궁욱·위문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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