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웨버 “미국서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인가”

중앙일보 2015.11.12 01:16 종합 25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미국 기업들은 한국 전쟁을 잊었습니다. 어떤 미국 기업도 500만 달러(약 58억원)의 기금 모금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 이사장
기념비 기금 호소문 NYT에 실려
작년 ‘백선엽 한미동맹상’ 받기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관리하는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 윌리엄 웨버(89·사진) 이사장의 안타까운 호소가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됐다.

 한국전에 참전한 19명의 용사를 형상화한 기념비는 미국 내 전쟁기념 조형물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손꼽힌다. 한국인은 물론 워싱턴DC를 찾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재단은 현재 기념비 유지 기금 500만 달러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YT는 “3만6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숨진 이 전쟁을 역사가들은 흔히 ‘잊혀진 전쟁’으로 부른다”며 “필요한 재정 후원을 구하고 있는 이들이 잊혀졌다는 느낌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고 전했다. 웨버 이사장은 “가장 큰 후원은 한국 기업들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삼성전자가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현대차는 지난 7월 기념비 설립 20주년 행사를 위해 2만 달러 이상을 내놓았다.

 예비역 대령인 웨버 이사장은 1950년 한국전에서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잃은 참전용사다. 지난해 ‘백선엽 한미동맹상’ 수상자인 그는 “참전 용사들이 한국에 가면 거의 신과 같은 존경을 받는다”며 “한국인들은 그들의 자유가 한국전에서 싸운 사람들 덕분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미국 사람들은 전쟁이나 참전용사에 대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태도를 취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재단이 추진 중인 ‘추모의 벽’ 건립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전에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은 이들과 실종된 모든 이들의 이름을 새기려는 이 사업 관련 예산은 이미 두 차례나 미 의회에서 부결됐다. 관련 안건은 현재 하원 소위원회에 다시 계류돼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