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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다물고, 손바닥에는 힘준 이대호

중앙일보 2015.11.10 20:15

"진짜 아파요. 150㎞ 한 번 맞아 보세요."

한국 야구대표팀 4번 타자 이대호(33·소프트뱅크)는 아프다. 일본시리즈 5차전 9회에 강속구를 맞았기 때문이다. 10일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훈련을 한 이대호는 "공에 맞는 순간 '대표팀에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우승 헹가래를 할 때 나 혼자 아이싱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이대호는 묵묵히 타격연습 준비를 위해 손바닥에 테이핑을 하면서 장갑을 꼈다. 그는 "이렇게 하고 치는 것(테이핑)도 처음"이라고 했다.

일본전에서 이대호는 악전고투했다. 당연했다. 3일 대표팀에 늦게 합류한 그는 타격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4·5일 쿠바와 평가전에서는 세 타석을 소화했지만 제대로 손에 힘을 주지 못해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래도 일주일 정도 약을 먹으면서 치료를 한 덕에 상태는 나아지고 있다. 이대호는 "일본전에서도 아팠지만 약을 먹고 꾹 참았다.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하다보니 이제 된다. 손바닥에도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대호를 대신할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대호의 책임감은 더 크다. 그는 연습 내내 주장 정근우와 함께 선수들을 독려했다. 실수를 하면 놀리고, 좋은 플레이를 하면 격려했다. 이대호는 "원래 근우와 내가 파이팅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최선참 선수가 그런 일을 도맡는 경우는 많지 않다. 김인식 감독도 "2차전인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김현수-이대호-박병호를 3,4,5번으로 내보낸다. 이대호는 계속 4번타자로 쓰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파도 참는다. 밖에서 동기부여가 없다고 평가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모인 선수 중에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태극마크를 달면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병호(29·넥센)의 포스팅 팀이 미네소타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유계약선수(FA)인 이대호도 메이저리그행을 타진하고 있다. 이대호는 "지금은 야구에 집중할 때다. 계약 문제는 에이전트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그는 "나한테 관심이 없나"라는 농담을 한 뒤 "결과물이 있어도 공개할 부분은 아니다. 모든 게 결정되고 나서 발표를 하는게 좋은 것 같다. 기자회견 때 또 만나자"고 웃었다.

타이베이(대만)=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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