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980년 이후 미국 대통령 키 180㎝ 이상 … 힐러리 7㎝ 늘렸다

중앙일보 2015.11.10 01:54 종합 8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큰 키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특히 키가 큰 정치인의 경우 존재감을 드러내고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 유리하다. 큰 키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정치인들 사이에선 프로필 상의 공식 신장을 속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7년 전과 달라 … 남자 키 188㎝ 해당
“190㎝ 넘는 트럼프 의식한 듯”
TV토론회, 왜소하면 눈길 못 끌어
1900년 이후 6번 빼고 키·당선 비례
55년간 180㎝ 이하 대통령 카터뿐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경우 2008년 대선 당시 키가 167㎝였지만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온 뒤에는 언론에 174㎝로 소개되고 있다. 7년 만에 공식 신장이 무려 7㎝나 늘어난 것이다. 미국 남성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88㎝에 달하는 키로, 장신으로 유명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185㎝)보다 3㎝가 더 큰 수준이다. 일각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190.5㎝)를 의식한 탓에 지나치게 키를 늘려 발표해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도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또한 공식 신장이 들쑥날쑥했다. 1992년 대선 당시 선거캠프가 밝힌 그의 공식 신장은 190.5㎝였지만 1996년 재임에 성공한 뒤에는 다시 188.9㎝로 약 1.5㎝가 줄었다. 선거를 위해 의도적으로 키를 늘려서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자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마이클 맥커리는 “대통령 임무수행에 대한 무게감에 눌려 키가 0.5인치(약 1.3㎝) 줄었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TV 토론회 문화가 정착된 이후 대선 후보들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키는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미국에서 TV가 각 가정에 보급된 1948년 이후 대선에서 키가 더 큰 후보가 당선된 비율은 69%에 달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실제 지난달 공화당 TV 토론회 당시 대선 후보들은 불꽃 튀는 정책 경쟁을 벌였지만 정작 구글 검색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단어는 ‘(도널드) 트럼프의 키’였다.

 물론 키 차이를 극복하고 대선에서 승리한 경우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182㎝)은 2000년과 2004년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185㎝)와 존 케리(193㎝)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어는 2000년 국민 투표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54만여 표를 앞서 1위를 기록했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석패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1900년 이후 미국에서 28번의 대선을 치르는 동안 키가 작은 후보가 키 큰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6번에 불과하다. 특히 1980년 이후 미국 대통령 중 키가 180㎝를 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노예해방선언 등의 업적과 함께 역대 최장신 대통령(195㎝)으로도 유명하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