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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화장품 바가지 … 해외서 1만2000원, 한국선 3만원

중앙일보 2015.11.10 01:49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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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4)씨는 유럽으로 간다는 친구가 있으면 약국이나 면세점에 들러 화장품을 사가지고 와 달라는 부탁을 하곤 한다. 김씨는 “민감한 피부에 잘 맞아 늘 쓰는 약국 화장품이 있는데 유럽에선 20유로(약 2만5000원) 정도고 한국에선 4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려니 바가지를 쓰는 것 같고 직구(해외 온라인 직접 구매)를 하려니 배송비가 더 들어 번거로울 걸 알면서도 부탁을 종종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비자연맹 65개 품목 조사
미국·일본 등 보다 최고 2.5배 높아
일반 판매 화장품보다 가격차 더 커


 수입 화장품이 한국에서 선진국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국외 가격 차이는 백화점보다 약국(드러그스토어)이 심했다. 9일 한국소비자연맹은 국내 백화점과 약국에서 많이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65개의 가격을 조사해 공개했다. 국내 판매가와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일본 5개국의 평균 가격을 비교했다. 백화점 화장품은 1.02~1.56배, 약국 화장품은 1.11~2.46배 외국보다 높은 값에 팔리고 있었다.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35종 중 국내외 가격차가 가장 큰 건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밤 B5’ 100ml들이였다. 한국에선 평균 2만9904원이었지만 해외에선 평균 1만2158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 가격이 146%나 비쌌다. 백화점 화장품 30개 가운데 국내외 값 격차가 제일 큰 제품은 ‘비오템 옴므 폼 쉐이버 200ml’로 1.56배였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백화점에선 높은 가격대의 브랜드가 팔리고 약국에선 2만~3만원대 제품이 주로 팔리니 소비자들이 약국 화장품의 품질이 괜찮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판단하기 쉬운데 착시 현상일 수 있다”며 “외국과 비교를 해보면 국내 약국이 훨씬 더 높은 유통 마진을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에서 공개한 수입 원가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판매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수입 원가에 비해 세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러 가지 관세와 물류비, 유통비용을 보더라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조현숙·김민상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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