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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중앙일보 2015.11.10 00:49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5년 10월 31일자 30면>
새 검찰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중립과 공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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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김수남 대검 차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 후보는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 기획조정실장 등 특수수사와 기획 분야를 두루 거쳤다. 검찰의 ‘빅 3’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냈다. 경력이나 능력으로 볼 때 김 후보가 검찰을 무난히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새 총장은 필연적으로 험한 격랑을 맞게 돼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와 대권 후보 간의 치열한 정치적 대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 때마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의 시험대에 섰다. 1997년 김태정 검찰총장은 김대중 대통령후보 정치자금 수사를 유보키로 결정했다. 김 총장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김 총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했다. 2002년 대선 전에는 김대업씨의 이회창 후보 장남 병역비리 폭로 사건이 터져나왔다. 검찰이 대선 후 발표한 수사 결과에서 김씨의 거짓말로 드러났지만 이회창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했다. 2007년 대선 직전엔 이명박 후보의 BBK사건 수사가 벌어졌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이 내려진 뒤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승리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상대방의 흠집을 잡아 고소·고발전을 벌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 검찰의 신뢰성은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검찰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피하는 길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뿐이다. 또 정권의 입맛에 맞춘 무리한 수사로 공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대한변협이 26일 “검찰은 하명수사, 기획수사 등 불공정 수사와 기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새 총장은 정치권력에 영합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똑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총선·대선을 치를 검찰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능력에 앞서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일 것이다.

한겨레 <2015년 10월 31일자 23면>
검찰총장 자리가 ‘청부수사 포상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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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청와대가 다음 검찰총장으로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내정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새 검찰총장은 내년 총선과 다음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검찰을 이끌게 되는 만큼 다른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과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지킬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맡기에 김 후보자는 결코 적임자가 아니다. 주요 권력기관의 장을 대구·경북 출신으로만 채웠다는 점에서도 이번 인사는 크게 잘못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몇 년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와 기소를 지휘해 검찰권을 오남용한 대표적 인사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때는 미네르바 사건과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지휘해 정권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데 앞장섰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및 무단공개 사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개인정보 불법사찰 사건,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 청와대와 여권 핵심 실세가 관여된 사건마다 억지와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청와대의 입장에 충실한 결론을 내도록 했다. 그가 지휘한 미네르바 사건,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재판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애초 죄가 되기 힘든데도 정권의 입맛을 맞추는 데만 급급했던 ‘청부수사’와 ‘묻지마 기소’의 결과다. 그렇게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부로 쓴 사람이 그 대가로 검찰총장까지 된다면 검찰은 ‘정치권력의 하수인’을 영영 면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이에게선 권력형 비리를 과감히 도려낼 수 있도록 하는 바람막이 구실도, 독립적인 검찰조직의 지휘자도 기대하기 힘들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주요 권력기관의 장을 모두 대구·경북 출신들로만 채웠다. 김 검찰총장 후보자와 강신명 경찰청장은 같은 대구 청구고 출신이다. 임환수 국세청장과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은 대구고를 졸업했으며,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경북고 출신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도 경북 영주고를 나왔다. 수사와 조사의 권력을 쥔 자리가 모두 대통령과 같은 고향 사람 일색이다. 다른 사람은 못 믿겠으니 ‘말 잘 듣는’ 사람만 쓰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상식, 균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무신경이 또 어떤 식의 밀어붙이기로 이어질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조직의 미래는 더욱 걱정스럽다.

[논리 vs 논리] 
중앙 “능력보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중요” … 한겨레 “검찰 독립·중립성 기대하기 힘들어”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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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신임 검찰총장에 지명된 김수남 대검 차장이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차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30일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56·사법연수원 16기)을 신임 검찰총장에 전격 내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는 12월 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임으로 김수남 대검차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차기 검찰총장은 2016년 4월 13일에 있을 20대 총선을 직접 관리해야 하고, 2017년 12월 20일에 시행될 대통령선거 직전까지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 등 두 차례의 큰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야 할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 그런 만큼 새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 후보자에 대한 중앙과 한겨레의 평가는 확연히 다르다. 중앙은 일단 ‘경력이나 능력으로 볼 때 검찰을 무난히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에 한겨레는 ‘정치적 중립과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지키기에는 결코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중앙은 김 후보자가 대검중수 3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 기획조정실장 등 특수수사와 기획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검찰의 빅3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낸 경력의 소유자란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새 검찰총장이 내년 총선과 다음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검찰을 이끌게 되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수행의 독립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데 김 후보자는 그 역할을 맡기기에는 결코 적임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주요 권력기관의 장을 대구·경북 출신으로만 채웠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크게 잘못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두 신문 모두 새 검찰총장에게 필요한 덕목이 중립성과 공정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중앙은 새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앞으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당부하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한겨레는 그동안의 전력으로 보아 청부수사 포상용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앙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와 대권 후보 간에 치열한 정치적 대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고 역대 선거에서 검찰은 정치적 중립의 시험대에 섰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동안 대선 때마다 검찰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하면서 이런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반면에 한겨레는 김 후보자가 지난 몇 년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와 기소를 지휘해 검찰권을 오·남용한 대표적 인사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동안 김 후보자가 다루었던 사건들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청와대와 여권 핵심 실세가 관여된 사건마다 억지와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청와대의 입장에 충실한 결론을 내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그런 후보자가 이대로 검찰총장이 된다면 검찰은 정치권력의 하수인을 영영 면할 수 없게 된다는 경고까지 하고 있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새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보다는 검찰총장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단 김 후보자의 능력과 경력은 평가하지만 이에 앞서 향후 치를 총선과 대선에서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주문을 내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그동안 각종 정치적 사건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제대로 지켜왔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기본적으로 능력과 경력 중심의 평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과거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왔는지에 대한 평가는 생략한 셈이다. 반면에 한겨레는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김 후보자가 처리한 주요 사건을 망라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춘 무리한 수사 혹은 묻지마 기소로 비난한다. 그런 이에게선 권력형 비리를 과감히 도려낼 수 있도록 하는 바람막이 구실도, 독립적인 검찰조직의 지휘자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주요 권력기관의 장을 모두 대구·경북 출신들로만 채워 수사와 조사의 권력을 쥔 자리가 대부분 대통령과 같은 고향 사람 일색이란 점을 거듭 주장하면서 검찰 조직의 미래가 더욱 걱정스럽다고 결론을 맺는다. 한마디로 중앙은 앞으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고, 한겨레는 이미 편향성과 불공정성을 드러낸 후보가 총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도 정치적 편향성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동일한 인물에 대한 판이하게 다른 시각과 평가를 비교하면서 드는 생각은 어떻게 그 거리를 좁힐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듯싶다. 평가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인 팩트가 맞는지부터 철저하게 검증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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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음 주 논점 한·중·일 정상회의
11월 17일자에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권희정 상명대학 부속여고 철학교사의 비교·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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