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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판사의 교도소 방문기 6평에 18명이 자더이다

중앙일보 2015.11.10 00:44 종합 3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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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인천지법 부장판사

‘교도소 일기’라는 웹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수감 생활을 했던 사람이 교도소의 모습을 생생하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나는 이걸 본 후 교도소 방문을 제안해 인천지방법원 판사들과 함께 인천구치소를 방문했다. 교도소에는 여러 명이 함께 수감되는 혼거실과 혼자 있는 독거실이 있다. 독거실은 1.6평이다. 혼거실은 6.6평인데, 18명이 수감돼 있었다. 평당 세 명이다. 수감자들이 정좌해 있으니 틈이 없어 보였다. 체취가 뒤섞여 강렬한 냄새가 났다. 한여름에 어떨지 잠시 상상했다. 잠잘 때는 옆으로 누워 칼잠을 잔단다. 쇠창살에 작은 그림이 붙어 있었다. 1번부터 18번까지 번호를 붙여 잠잘 위치를 표시한 그림이다. 신입이나 약자만 변기 옆에서 자게 되는 걸 막기 위해 교도소 측이 잠잘 위치를 지정한 후 차례로 바꿔 준다고 한다.

 인천구치소는 고층건물 형태다. 운동 공간도 건물 중간에 미음자 형태로 된 좁은 실내 공간이고 노역도 실내 작업장에서 이뤄진다. 지상의 땅을 밟을 기회는 별로 없어 보였다. 중앙통제실에 들어가보니 각 방을 비추는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가득했다. 한 독방에는 초로의 마른 남성이 양팔을 뻗으면 벽이 닿을 듯 좁아 보이는 방에서 연거푸 뒤로 뒹굴, 앞으로 뒹굴 오뚝이처럼 구르고 있었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수감자라는 설명이었다. 수감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좁은 방 안에 갇혀 보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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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에 미국 교도소도 방문한 적이 있다. 중무장한 경비와 두꺼운 철문을 몇 개나 통과해 들어가니 의외로 학교 체육관처럼 밝고 넓은 공용공간에 수감자들이 삼삼오오 자유롭게 모여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는 영화에서 보던 알코올 중독자 모임처럼 덩치 큰 죄수들 여러 명이 둥글게 둘러앉아 상담가의 지도 아래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동기를 고백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밤에는 전원 각자의 방에서 자지만 낮에는 공용공간에서 독서, 운동, 상담치료, 직업교육 등을 받는다고 한다.

 인천구치소의 수감자 수는 정원의 160%에 달한다. 인천 지역 인구 증가와 근래의 엄벌주의 추세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수감자 증가는 전국적인 추세다. 근래 3년 사이 1만 명이 늘었다. 교도소 내 폭력 사건도 증가했다. 쥐도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가둬놓으면 공격적이 되어 서로를 물어 죽인다. 교도소 증설이 늦는 이유를 묻자 예산 문제도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부지 확보가 어려운 것이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엄벌을 요구하는 것 역시 전국적인 현상이다.

문유석 인천지법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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