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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원전, 환경보호·에너지안보도 OK

중앙일보 2015.11.10 00:10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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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달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운영을 허가했다. 당국으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았다는 것은 건설과정에서 주요 기기·설비가 출력용량과 설계사양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원자로시설의 설계·제작·운전·보수 등 모든 단계에서 품질에 영향을 주는 활동이 관련 요건을 만족시켰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자력발전소는 설계에 대한 전문가 수백명의 심사와 건설현장에서 몇 년간 수 없는 검사와 시험을 거치며 안전성을 확인한다. 그럼에도 부품의 제작단계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에 대해 철저한 확인을 재차 수행했다는 것은 우주로 날려 보내기 전에 우주선을 다시 한번 더 마지막으로 검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의 활동은 완벽하지 않다. 원전이 아무리 완벽하게 건설됐다 하더라도 운영 중 실수할 가능성을 대비해 원전이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중으로 설계된다.

 신고리 3호기는 앞으로 상업운전 전까지 많은 시험을 거쳐야 한다. 남은 시험을 마치고 정상운전에 진입하게 되면 바야흐로 신형모델인 APR1400의 성능과 안전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APR1400 모델은 한국형표준원전으로 알려진 제3세대 원전인 OPR1000의 발전용량은 늘리고 안전성을 강화시킨 제3세대(Gen. III) 원자로형이다. 이 APR1400 모델은 신고리 원전 3·4호기를 시작으로 건설중인 신한울 원전 1·2호기와 UAE 원전 1~4호기에도 적용됐다.

 APR1400 모델은 핵연료재장전 때 사용하는 용수저장탱크를 격납건물 내부에 배치해 만일의 사고시 사용할 수 있는 냉각재를 추가로 확보했다. 외부전원을 상실했을 경우에도 원자로 건물의 온도·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에 따라 침수대비 방수문, 지진자동정지 설비 등을 설치해 안전성을 개선했다.

 1970년대 외국의 기술을 전수받아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던 나라가 불과 40여년 만에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앞서서 독자적인 제3세대 신형원전을 건설했다. 산업 기반이 일천했던 대한민국이 이런 성과를 일궈낸 것은 관련된 다른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가능했다. 종합과학인 원자력산업이 전력생산 외의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40여년간 원자력에너지는 대한민국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했으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됐다. 그러나 원자력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에너지로 환경보호와 경제성,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다.

 원전 건설은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 에 이바지해왔고 앞으로 주요 수출종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미래의 ‘먹거리’다.

 이제 원자력 에너지가 우리의 성장 에너지가 돼 청년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고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신고리 3호기의 성공적인 정상운전을 기대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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