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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로봇·만물배터리 … 삼성이 꼽은 셋

중앙일보 2015.11.10 00:10 경제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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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이재용 체제’를 맞은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스마트카와 인공지능 로봇, 만물배터리(BoT)’를 차세대 핵심 먹을거리로 압축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재편과 사옥이전, 인력재배치와 같은 혹독한 군살빼기에 이은 변화인 셈이다.

전자, 로봇 두뇌 담당 회사로
SDI, 5년간 배터리 3조 투자
전기, 자율주행차 카메라 집중


 삼성전자는 스마트카와 인공지능 로봇 시대를 대비해 ‘두뇌 소자’를 담당하는 회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한 스마트카 시장은 2017년 2740억 달러(약 37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 12월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 입주를 계기로 서울 서초동 인력을 수원과 같은 ‘현장’으로 내려보내는 등 인력 재배치와 사옥이전이 끝나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인공지능(AI) 로봇에 필요한 ‘인간 두뇌’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만드는 회사로 변하게 된다. 연산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기억을 책임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앞세운 두뇌 회사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한 대표 실험이 ‘몽구스 프로젝트’다. 몽구스는 코브라 같은 독사를 잡아먹는 동물. 삼성전자는 그간 ‘프로세서’의 핵심부품인 ‘코어’를 외국 회사에 의존해 왔다. 지금껏 이 설계 기술을 가진 회사는 세계 반도체 1위인 인텔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 중인 미국의 애플과 반도체 회사인 퀄컴 등 몇 개 회사에 불과하다. 자체 설계한 ‘코어’를 개발해 코브라를 잡아먹는 몽구스처럼 되자는 의미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점차 빛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프로세서에 처음으로 설계한 코어가 들어가 올 12월 양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몽구스의 성과물인 엑시노스 신제품은 내년 삼성전자가 선보일 갤럭시S7에 탑재될 예정이다.

 최근 롯데에 화학사업을 넘긴 삼성SDI는 2020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약 10배 늘리기로 했다. 김익현 삼성SDI 상무는 “회사의 경영자원을 자동차용 전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화학사업 매각 자금은 자동차 전지 사업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화학부문을 떼낸 삼성SDI가 준비하는 미래 키워드는 만물배터리.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되면 이를 작동하게 하는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되면 전원 연결 없이 작동 가능한 배터리가 주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외에도 드론과 로봇 등 새롭게 등장할 다양한 기기를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둘둘 말 수 있는 단계까지 휘는 플렉서블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익이 나지 않던 모터 사업 등을 대거 정리한 삼성전기는 스마트카의 ‘신경계’를 담당하는 자동차 부품에 집중한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자동차용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였던 이 시장이 점차 전기차를 필두로 자율주행차까지 ‘전자제품화’되면서 5년 내 시장이 2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카의 눈을 담당하는 자동차용 카메라 사업은 자율주행의 기본인 차선감지와 사고방지를 위한 센싱 기능이 부가되면서 확장 가능성이 크다”며 “2020년까지 자율주행 핵심인 카메라 시스템 모듈 사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스마트카(smart car)=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자동차로 인터넷에 연결된 미래형 차를 뜻한다. 미국의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만들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이 분야에서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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