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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민 1118만 명과 소통, 삶의 의욕 불어넣은 창구

중앙일보 2015.11.10 00:03 라이프트렌드 7면 지면보기
위험할 땐 119, 힘겨울 땐 129번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을 위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 기관인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가 어느덧 10돌을 맞았다. 보건복지콜센터는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주부,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인, 자살을 고민하는 직장인 등 위기에 놓인 국민과 소통했다.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상담 사례와 성과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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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콜센터는 위기에 놓인 국민들을 위해 2005년 문을 열었다. 직원들이 도움을 요청한 민원인과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 개통 10주년

지난해 겨울 늦은 밤. 보건복지콜센터 이지선 상담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도움을 받을 곳도 없어서 … .”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지선 상담원은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천천히 상황을 얘기해 주세요”라며 안심시켰다. 사연은 이렇다. 이미화(50·가명)씨는 7년 전 남편과 이혼한 후 고3, 중3 두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카드회사에 취직해 생계를 이어갔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 실업자 신세가 됐다. 가스 공급이 끊겨 밥을 짓지 못하고 차디찬 방바닥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은 감기에 걸렸다. 한숨만 쉬던 그에게 희망의 전화 129가 눈에 들어왔다. 사연을 들은 상담원은 해당 지자체와 연결해 이씨가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담당 공무원은 이씨의 생계 지원뿐 아니라 일자리도 찾아줬다.


상담원 140여 명 24시간 근무

생계도 막막한 상황에서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김석우(60·가명)씨는 생계급여 절반을 방값으로 내고 나머지로 근근이 생활해 왔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병원비가 문제였다. 그간 들어간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퇴원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었다. 그는 때마침 방송 자막의 희망의 전화 129를 보고 수화기를 들었다. 사연을 접한 상담원은 그를 대신해 지역 보건소와 연락해 현재의 상황을 전달하고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다. 보건소는 즉시 김씨에게 긴급 의료비를 지원했다.

실직·이혼·질병·사고 등 위기에 빠진 국민들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가 개소 10주년을 맞았다. 전국 어디서나 수화기를 들고 국번 없이 129번을 누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내 전화요금으로 보건·복지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긴급 지원, 자살·학대 상담도 가능하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희망을 찾아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보건의료·사회복지·인구정책 같은 보건복지 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다. 긴급 지원, 아동·노인 학대, 자살 예방 같은 위기대응 상담은 24시간 문이 열려 있다.

 보건복지콜센터는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줬을까. 2005년 개소 후 지난 9월까지 누적 상담 건수는 1118만여 건에 달한다. 개소 첫해인 2005년 5만4000여 건을 시작으로 2008년은 상담 건수가 100만 건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140만 건, 올 들어서는 9월 말 현재까지 108만 건을 기록했다. 10년 전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상담원 140여 명이 4개 팀(보건의료정책·사회복지정책·인구정책·위기대응)으로 나눠 업무를 본다. 위기대응팀은 쉬는 날 없이 상담한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2009년과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확산된 올해의 경우 상담이 폭증했다.

상담 건수가 해마다 증가한 이유는 긴급복지지원제도와 기초연금제도 같은 새로운 보건복지정책, 신종플루·메르스 같은 보건복지 관련 이슈에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객 만족도도 높다. 2014년 고객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평균 84.2점을 기록했다. 조사를 시작한 2007년(81.5점) 이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5년차 상담원 이은정(35)씨는 “전화를 걸어 무조건 해결해 달라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때마다 차분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한다”며 “절절한 사연을 들으며 함께 눈물도 흘린다.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미담 사례 발표, 유공자 표창

보건복지콜센터는 6일 정부 과천청사 대회의실에서 기념행사를 했다. 지난 10년의 성과를 자축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미영 상담원 등 5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10년간 근무한 박순금 상담원 등 15명이 보건복지콜센터장 감사패를 각각 받았다. 상담원이 경험하며 느낀 소회와 미담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상담원 30명으로 구성된 희망 합창단의 자축 공연도 이어져 큰 호응을 얻었다. 김기석 보건복지콜센터장은 "어떤 제도가 있는지, 어느 기관에서 누구와 상담해야 하는지 몰라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며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국민은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고 129번을 눌러 달라”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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