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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로봇만 만들다 인간 지배 당할 수도”, “벽 없어진 세상, 시리아 난민은 지구적 문제”

중앙일보 2015.11.09 01:34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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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미래를 그리고 있는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오른쪽 둘째)과 소셜픽션 참가자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두 개의 길을 그렸다. [사진 경희사이버대]


2030년 미래는 밝을까, 아니면 암울할까. 6일 본지 인성교육연구소와 경희사이버대가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세계시민교육의 미래, 소셜픽션’ 행사에서 10대부터 70대까지 200여 명의 다양한 시민이 미래를 전망했다.

중앙일보·경희사이버대 ‘소셜픽션’ 행사
10~70대까지 200명 2030년 전망
“지구적 갈등 해결 위해 인성 중요”


 “2030년엔 로봇으로 인한 난민이 발생할 거예요.” 이현수(경기 시흥 신천고1)군이 영화 ‘터미네이터’를 예로 들며 “미래에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더욱 똑똑한 로봇만 만들 게 아니라 인간다운 로봇을 만드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최재화(37) 교사는 “자원과 식량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인간의 욕심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지구의 미래는 어둡다”고 내다봤다.

 차선호(두원공대 유아교육과3)씨는 ‘작아진 지구’를 상상했다. 그는 “통신·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더욱 좁아지고 국적과 인종의 경계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은(인천국제고1)양도 ‘벽이 없는 세상’을 제시했다. 이양은 “시리아 난민은 시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가 됐다. 미래에는 모든 장벽이 없어지고 어느 작은 마을의 문제도 ‘나비효과’처럼 영향을 미쳐 전 인류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전반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선의를 갖고 지구적 문제 해결에 공동 노력하는 ‘세계시민’이 많아진다면 유토피아가 가능할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도 나왔다.

 유토피아(이상향)로 바꾸기 위한 소셜픽션의 결론은 ‘세계시민’이었다. 한국효도회 김정환(82) 이사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정신적 성숙을 위해 바른 인성과 시민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경기 시흥 신천고1)양도 “아마존의 열대우림 파괴, 아프리카의 빈곤과 기아 등 지구적 문제를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계시민 의식을 갖춰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셜픽션에 앞선 전문가 토론에선 언론과 대학,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이 참여해 세계시민교육의 의미와 방향을 논의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토론 동영상 창 옆엔 채팅 공간이 마련돼 이곳에서 시청자와 토론자가 즉석 토론을 벌였다. 미국·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토론을 시청하며 의견을 개진했다.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은 “세계시민의식은 시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어 쌍방향 토론회와 소셜픽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세계시민교육은 유엔이 2016~2030년 의제로 정한 ‘지속가능발전’의 세부 목표 중 하나다.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에서 2030년까지 교육의제로 채택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글로벌 교육우선구상’을 통해 제시하며 한국이 주도국으로 떠올랐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소셜픽션(Social Fiction)=자유로운 상상으로 미래를 그려보는 집단 토의 방식. 사이언스픽션(SF)이 과학 발전을 이끌었듯 사회적 상상력이 실제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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