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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HIV 치료제 '트리멕', 영리한 에이즈 바이러스…증식·내성 확실히 잡았다

중앙일보 2015.11.09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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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은 우리 몸을 지키는 방패다. 만일 인체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떻게 될까. 면역체계가 망가지면서 고혈압·당뇨병·폐렴 등 질병에 취약해진다. 세균·곰팡이 등도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행히 HIV는 감염됐을 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으면 에이즈 진행을 늦출 수 있다.

HIV는 의외로 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영리한 방식으로 증식해 면역세포를 공격한다. 예컨대 HIV와 동일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독감 바이러스는 몸으로 침투하면 자신의 RNA 유전자를 사용해 증식한다. 하지만 HIV는 RNA 유전자를 사람과 동일한 DNA 유전자로 바꿔 결합한다. 이런 방식은 우리 몸에 있는 세포의 DNA 자체를 변형시켜 바이러스를 증식한다.

최근 HIV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가 한국에 소개됐다. GSK(글락소 스미스클라인)에서 출시하는 ‘트리멕’(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트리멕은 HIV가 우리 몸으로 침투할 때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핵심 효소(뉴클레오시드 역전사·인테그라제)의 활동을 방해한다. 덕분에 HIV 증식으로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트리멕은 대규모 3상 임상시험(SINGLE)에서 HIV 증식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처음 HIV 치료를 시작하는 성인 HIV 감염인 833명을 대상으로 트리멕 복용군과 에파비렌즈·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 복합제 복용군으로 나눠 관찰했다. 그 결과, 트리멕은 바이러스 억제 유지율이 높았다. 트리멕 복용군은 약 복용 48주 후 88% 바이러스 억제율을 유지했다. 반면에 에파비렌즈·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 복합제 복용군 81%의 억제율을 보였다.

약물내성 관리도 효과적이다. 트리멕은 기존 HIV치료제와 비교해 내성 장벽이 높은 톨루테그라비르 성분을 기반으로 약물 내성이 쉽게 발생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실제 트리멕은 144주 임상연구에서 주요 약 성분(돌루테그라비르·아바카비르·라미부딘)의 약제 감수성을 줄이는 유전자형 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복용 편의성도 좋다. 약효가 24시간 이상 지속돼 식사와 상관없이 하루 1회만 복용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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