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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키 작은 아이 치료 가이드…1년에 4㎝도 안 크는 우리 아이, 성장호르몬 치료 일찍 할수록 효과↑

중앙일보 2015.11.09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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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안산병원 이영준 교수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의 키 성장 속도를 점검하고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일찍 시작하고 치료기간이 길수록 효과적이다. 사진=프리랜서 김정한]


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자녀 성장이다. 자녀가 또래에 비해 키가 작거나 체중이 많이 나갈 때 가장 걱정한다. 소아가 비만하면 사춘기가 남들보다 일찍 찾아온다. 유방이 발달하거나 고환이 커지는 이차성징이 평균에 비해 많이 빠른 성조숙증이 나타난다. 이때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신장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의 도움말로 효과적인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저신장은 같은 연령·성별을 기준으로 3백분위수 미만일 때를 말한다. 키가 작은 순으로 1번부터 100번까지 줄을 세웠을 때 3번 미만인 아이다. 저신장은 건강 상태가 정상이면서 키만 작은 ‘정상 변이 저신장’과 기저질환이 있는 ‘병적 저신장’으로 나뉜다. 부모의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 사춘기가 늦게 시작돼 발육이 늦어지는 체질성 성장 지연 같은 정상 변이 저신장이 70~80%를 차지한다. 병적 저신장에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염색체 이상인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증, 출생 체중이 적은 아이인 부당경량아,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유전병인 프래더윌리증후군 등이 해당된다. 이영준 교수는 “저신장을 진단할 때는 3백분위수 기준과 함께 부모의 키, 태어날 당시의 건강 상태, 성장 속도 등을 고려한다”며 “특히 1년 동안 키 성장이 4㎝ 이하라면 병적 저신장을 의심한다”고 설명했다.

저신장의 원인은 각종 검사로 정확히 판별한다. 우선 왼쪽 손목의 X선 사진을 찍어 뼈 나이를 측정한다. 손목·손가락 뼈 모양과 성장판을 보고 뼈의 성숙도를 가늠한다. 혈액검사로 만성질환 여부를 진단하고, 갑상선·성장호르몬 분비 상태 역시 확인한다. 여아는 터너증후군 감별을 위해 염색체 검사를 하기도 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이 의심될 때는 입원해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를 진행한다. 이 교수는 “저신장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개선, 성장호르몬 치료 병행

저신장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적절한 영양 공급과 충분한 수면·운동,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 조성이 필수다. 여기에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성장 조절의 핵심이다. 약 30년 전부터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생산된 성장호르몬 제제가 나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병적 저신장은 물론 특별한 원인 없이 예상되는 최종 키가 매우 작은 아이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난감 같은 주사기 나와 투약 거부감 줄여

성장호르몬 치료는 일찍 시작하고 치료기간이 길수록 최종 성인 키가 커진다.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키가 유난히 작다면 되도록 빠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이 교수는 “늦어도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치료를 시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은 주사로 투여한다. 요즘에는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자가 주사한다. 취침 전에 부모가 아이의 허벅지나 팔뚝, 엉덩이 같은 피하지방에 놔 준다. 투여 용량은 아이의 체중에 따라 다르다.

특히 치료 효과는 아이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꼬박꼬박 주사를 맞느냐에 달려 있다. 매일 주사 맞는 일이 귀찮고 주삿바늘이 무서워 피하는 아이가 대다수다. 요즘에는 장난감처럼 생긴 전자식 기기가 나와 손쉽게 투여한다. 주삿바늘이 숨겨져 있고 투여 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환자가 약물을 잊지 않고 꾸준히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침 1~2시간 전에 정확한 용량을 빼먹지 않고 맞으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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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의 키 성장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아 발육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아이의 키가 몇 ㎝씩 크는지 체크한다. 성장 속도가 더뎌 걱정될 때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믿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글=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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