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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몽룡 "물의 죄송 … 교과서 편찬 걸림돌 안 되려 사퇴"

중앙일보 2015.11.07 01:46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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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몽룡

난항 중인 국정교과서 집필진 구성 작업이 대표집필자로 위촉됐던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퇴라는 폭풍까지 만났다. 교과서 편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 역사학자의 국정화 반대로 집필자 모집이 쉽지 않은 가운데 생겨난 일이다.

교육부 “분위기 적대적인데
이런 일까지 벌어져 걱정”

 기자에게 성희롱 성격의 언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 교수는 6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위원장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최 교수는 지난 4일 교과서 편찬 계획을 설명하는 국편의 기자회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제자들의 만류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기자들이 서울 여의도 자택으로 찾아가 인터뷰를 했고, 일부 기자는 오후 8시 무렵까지 그와 대화를 주고받았다. 7일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 교수는 "바른 역사 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한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국편이 위촉한 2명의 대표집필자 중 한 명이다. 국편은 6명의 대표집필자를 두겠다고 밝혔고, 공개된 다른 한 명은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다. 고고미술사학 전공인 최 교수에게는 상고사(삼국시대 이전) 부분이 맡겨졌다.

 그의 사퇴로 20일까지 집필진 구성을 마치겠다는 국편의 계획이 그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필에 참여할 뜻을 밝힌 사람도 적대적인 주변 분위기 탓에 의사를 번복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악재까지 터져 집필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걱정했다. 집필자에 대한 인신공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편이 대표집필자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국편 관계자는 “걸출한 학자(최 교수)가 참여할 수 없어 안타깝다. 타격은 크지만 계획대로 기한 내 집필진 구성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모든 것이 무리함과 무모함이 빚은 참사다”는 비난 성명을 냈다.

 한편 이날 한국역사연구회(회장 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국정교과서에 대응할 ‘대안 한국사 도서’ 개발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역사학 전공 교수·강사 700여 명이 소속된 이 모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역사학회다. 지난달 16일 “국정화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집단 의사를 표시했다. 이 학회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 교재의 형태가 될지, 일반 시민을 위한 도서 형태가 될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도서 제작은 연세대 하일식(사학) 교수가 총괄하게 된다”고 말했다.

천인성·노진호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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