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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도그 푸딩

중앙일보 2015.11.06 00:16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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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지난달 29일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삼성 3차전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운 사진을 봤습니다. 두 회사 총수가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는데요. 관람석에 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곁의 모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삼성 기어S2를 착용한 사진이 찍혔더군요. 시계가 잘 보이도록 소매를 한 단 접은 디테일에도 눈이 갔습니다. 만약 LG-삼성 야구가 맞붙는다면 그땐 관객석의 IT 기기 대결이 볼만 하겠어요.

 문득 한 장의 사진이 떠오릅니다. 2013년이었나요,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글래스’를 쓰고 뉴욕 지하철에 앉아있는 사진이 한 뉴욕 시민의 트위터에 올라와 퍼날라졌죠. 구글글래스 출시 후 2년간 브린은 정말 줄기차게 구글글래스를 끼고 다녔습니다. 내부 행사에, TV쇼에, 외부 강연에, 급기야 지하철에까지. 브린은 구글글래스가 출시되기도 전부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죠.

 이는 구글의 성공 전략으로 유명한 ‘도그 푸딩’과도 맥락이 닿습니다. ‘자신의 개밥은 자신이 먹어라(Eat your own dog food)’라는 IT업계 용어로, 자사의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부에서 가장 먼저, 가장 열심히 쓰는 걸 가리킵니다. 잭 도시 트위터 회장도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나와 직원들은 매일 트위터를 쓴다”며 “우리에게 좋아야 다른 이들도 좋아하지 않겠냐”고 했죠.

 이 정신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중요합니다. 자사 서비스를 애용하지 않는 상사는 만만하게 여겨지기 십상입니다. 실은 문제 투성이인데도 유리한 부분만 들춰 보고하면 ‘오 그래’ 하고 치하하니까요. 모르는 게 들통날까봐 질문도 안 하죠. 조금 써보고 ‘다 알았다’ 생각하는 상사는 위험합니다. 피상적인 이해 수준으로 헛발질 지시를 내려 서비스가 망가질 위험이 있지요. 먼저 스스로의 열성팬이 되어야, 다른 누군가도 매혹시킬 수 있지 않겠어요.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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