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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친절한 사무장, 알고보니 산재환자 등친 사기꾼

중앙일보 2015.11.03 12:00

이모(57)씨는 회사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잘리는 부상을 입었다. 그 길로 산재보험으로 치료와 요양을 병행했다. 그의 장해등급은 11급이다. 손가락이 잘리면 당연한 등급판정이다.

그런데 그가 입원한 정형외과 산재업무 담당 사무장 임모(41)씨가 다가와 "장해가 없는 것으로 판정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절차에 따라 심사한 뒤 11급 장해등급 판정을 내렸다. 임씨는 자신이 그 등급을 받도록 힘썼다는 취지의 발언을 임씨에게 했다. 임씨는 고마운 마음에 300만원을 그에게 줬다.

이런 식으로 임씨가 산재환자로부터 편취한 돈은 83명으로부터 2억2600만원에 달했다. 장해등급은 엄격하고 자세한 판정기준에 따라 산재가 발생하면 거의 등급이 정해진다. 그런데 그는 "장해 판정을 받을 수 없다"거나 "더 높은 장해등급을 받게 해주겠다"며 산재환자를 유혹했다. 그리곤 사례금을 챙겼다.

임씨의 불법행위는 조용히 묻힐 뻔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전담조직인 보험조사부가 부정수급방지시스템(FDS)를 활용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근로복지공단은 임씨를 사법기관에 수사의뢰했다. 그는 대담하게도 자신의 은행계좌로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당국은 입출금기록에 입금자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기록이 많아 여죄가 있을 가능성도 캐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임씨에게 금품을 지급한 산재환자에 대해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 중이다. 부정수급이 드러나면 부당이득을 환수할 방침이다.

이재갑 이사장은 "산재보상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되고 있다"며 "산재 브로커에 현혹돼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도록 산재와 관련된 상담은 공단을 통해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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