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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참서 풀려난 바바리맨 결국 철창행

중앙일보 2015.11.03 01:39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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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이틀 후 열린 아동성추행 사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재판 모두 같은 법원, 같은 재판부였다.

무죄 선고 이틀 만에 성추행 유죄
법원 “반성 없다” 징역 1년8월 중형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 김영학)는 자신의 차량 안에서 10대 여학생을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이모(56)씨에게 징역 1년8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A양(15)에게 접근한 뒤 2주 동안 A양을 자신의 화물차량에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주며 환심을 샀다. 때로는 용돈도 쥐여주며 A양의 믿음을 얻었다. 이씨는 A양이 같은 또래에 비해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어른들의 말이라면 순순히 따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씨는 범행 당일 오전 8시에도 평소처럼 “학교에 데려다 주겠다”며 A양을 차에 태웠지만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자신의 집 근처로 차를 몰고 간 이씨는 바지를 벗고 A양에게 자신의 특정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했다. A양이 “하지 말라. 나는 유도를 배웠다”며 저항했지만 이씨는 A양의 손을 강제로 잡아끈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에게 큰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안겼음에도 반성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며 이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이씨는 이틀 전인 같은 달 2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지난 4월 자신의 집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등교하는 여고생 B양(17)을 불러 세운 뒤 자위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기소됐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마당에 있는 개를 큰소리로 불렀을 뿐”이라며 “자위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배심원들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원 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으며 재판부도 “피고의 변명이 다소 석연치 않아 보이나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 관계자는 “당시 사건에 관한 목격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종합해 봤을 때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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