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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폭언으로 우울증’ 산재 인정

중앙일보 2015.11.03 01:20 종합 22면 지면보기
앞으로 백화점 판매원, 항공기와 KTX 승무원, 텔레마케터와 같은 감정노동자가 몰상식한 고객으로부터 언어 폭력이나 모욕감을 당해 우울증이 생기면 산업재해로 인정된다. 여러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산재를 당하면 각 회사의 임금을 합산한 평균임금으로 보상을 받는다. 고용노동부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적응 장애’와 ‘우울병’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추가됐다. 우울증은 정신질환 중 가장 발병율이 높은 질병이다. 그동안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만 인정됐다. 이 때문에 고객을 상대하다 정신적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생기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판매원·승무원 등 감정노동자 대상
비전속 대리기사도 보험가입 가능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보상 혜택도 커진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대부분 여러 회사에서 일한다. 그러나 산재를 당하면 사고를 당한 사업장에서 받는 평균임금만 산재보상금 책정기준이 됐다. 해당 근로자가 한 달 동안 버는 총수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이런 고충을 감안해 개정안에는 산재를 당하면 근로자가 다니는 모든 사업체의 임금을 통합해 그에 따른 평균임금을 보상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다만,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해산정이나 급여징수의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전속 대리운전기사와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도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러 업체의 콜을 받아 일하는 비전속 대리운전기사는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하고 산재보험에 임의로 가입할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출모집인과 카드모집인 5만여 명, 대리운전기사 6만여 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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