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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9권 한 번에 냈다 … 칠순 소설가 박범신

중앙일보 2015.11.03 01:12 종합 2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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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는 나이로 올해 칠순인 소설가 박범신(사진)씨가 그간의 문학 역정을 결산하는 책 한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네이버 카페에 연재했던 장편 『당신』, 1973년 등단 시점부터 2006년까지 발표한 중단편 85편을 묶은 중단편 전집 7권, ‘문학 앨범’이라는 별칭 아래 작품 세계와 이력, 인생의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 수십 장의 사진을 곁들인 글 모음집 『작가 이름, 박범신』(이상 문학동네)을 동시에 출간했다. 모두 아홉 권이다.

중단편 모음, 문학 앨범 등 포함

 박씨는 ‘문학 순교자’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작가다. “문학은 목 매달아 죽어도 좋은 나무”라는 표현을 즐겨 쓰곤 한다. “작가가 믿을 건 오직 자신의 문장뿐”이라며 스스로는 물론 강의실에서 제자들을 채찍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씨는 그런 자신의 교수법을 ‘오욕칠정(五慾七情) 교수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선생이라고 근엄 떨지 않고, 제자들의 잘 쓴 문장에는 질투하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자칫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용서하지 않는다는 거다.

 아홉 권은 그런 열정의 결과물들이다. 장편 『당신』은 치매에 걸려 세상을 뜬 남편과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생활을 회고하는 노부인의 이야기이다. 결혼 제도가 어느 한쪽의 희생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랑에도 공평함이라는 윤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씨 특유의 호소력 있는 문장이 돋보인다.

 『작가 이름, 박범신』은 ‘박범신 입문서’로 손색 없어 보인다. 시인 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제자 박상수씨가 엮었다. 박씨의 작가 이력을 ‘문제 작가 시기(1973∼78)’ ‘인기 작가 시기(79∼92)’ ‘절필 시기와 작품 활동 재개기(93∼2006)’ ‘갈망기(2007∼현재)’ 네 시기로 나눠 소개한 1부 ‘문학적 연대기’가 특히 공들인 대목. 박씨의 강연문·인터뷰·좌담·비평문·추천사·신문기사 등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박씨의 행적을 소상하게 복원했다. 평론가 김미현 등의 작품론, 후배 작가 이순원과 제자 작가 이기호·백가흠 등이 박씨와의 인연을 밝힌 글도 실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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