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성교육? 윗사람이 ‘선비정신’보여야죠

중앙일보 2015.11.03 00:58 종합 27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인성교육은 말로 되지 않습니다. 윗사람이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죠. 어른의 솔선수범을 강조한 ‘선비정신’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김병일 이사장 『선비처럼』 책 내
"갑질 논란은 공감·배려 부족 탓"

 경북 안동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김병일(70·사진) 이사장이 참다운 선비정신을 조명한 책 『선비처럼』(나남)을 출간했다. 통계청장·기획예산처 장관 등 30년간 경제관료로 일한 김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안동으로 내려가 퇴계 사상과 선비정신을 연구하고 있다. 2일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도산서원에 머물며 인생의 소중한 가치와 교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감동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선비는 “수양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추구해 나가는 인물”이다. 선비정신이라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며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을 근본으로 한다.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이를 가장 충실히 실천한 인물이다. “한양에서 아이를 낳은 퇴계 선생의 손주가 아내의 젖이 모자라니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안동집의 여종을 데려가고 싶다고 편지를 씁니다. 그러니 퇴계 선생이 반대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남의 자식을 희생해 내 자식을 살리는 것은 안 된다고 배웠다. 배운 대로 실천을 해야지, 배우고 행동하는 게 다르다면 그게 무슨 선비냐’.”

 갑질 논란 등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는 선비정신이 강조하는 ‘공감과 배려’의 부족에서 온다고 김 이사장은 말했다. 물론 선비정신에는 남녀차별이나 반상차별처럼 시대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도 있다. 김 이사장은 “그렇다 해도 선비정신이 선현들의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선비정신의 긍정적인 가치를 되살려 이를 계승해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