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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마법 칩샷’ 비결은 새벽별 보기 운동

중앙일보 2015.11.03 00:54 종합 2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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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데뷔한 김세영(22·미래에셋·사진)은 결정적인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승부의 고비에서 매번 카운터 펀치를 날리며 극적인 우승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래서 ‘역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박인비(27·KB금융)는 “김세영은 기적을 몰고 다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선수들 없을 때 연습장 미리 나와
그린 따라 각도·거리 2시간 연습
태권도 3단의 두둑한 배짱도 한몫

 지난 1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 대회 최종 라운드. 김세영은 10번 홀(파4)에서 극적인 파 세이브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평균타수가 4.6타나 되는 까다로운 이 홀에서 김세영은 마법 같은 칩샷을 선보였다.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보기만 해도 다행일 정도의 위기였다. 하지만 김세영은 내리막 경사가 심한 러프에서 10m 칩샷을 홀에 집어넣었다.

 이 칩샷 덕분에 선두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와의 격차를 1타 차로 유지했고, 남은 홀에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세영은 “칩샷이 잘 안돼서 클럽 페이스를 열고 홀을 겨냥했는데 원하는 지점에 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김세영은 결국 마지막 홀에서 2m ‘끝내기 버디’로 시즌 3승을 수확했다.

 김세영은 앞선 두 번의 우승에서도 기적 같은 칩샷을 보여줬다. 지난 2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선 56도 웨지를 사용해 덤불에 빠진 공을 멋지게 빼냈다. 결국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는 7m 거리의 칩샷을 홀에 집어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는 연장전에서 샷 이글을 뽑아내며 우승했다.

 김세영은 “우승할 때마다 그런 샷들이 나온다”며 웃었다. 김세영은 그린 주변에서 56도 웨지로 칩샷을 할 때 정확한 지점에 공을 떨어뜨리도록 집중한다. 그는 “원하는 지점에 공을 떨어뜨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임팩트가 완벽히 이뤄지면 폴로 스루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은 연습이다. 잠이 별로 없는 김세영은 선수들이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에 쇼트게임 연습장에 가서 1~2시간 집중적으로 칩샷을 가다듬는다. 그는 “그린 주변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클럽 페이스 각과 거리 조절 방법 등을 상황별로 충분히 연습한다. 그래야 긴장된 순간에도 연습한 대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태권도 유단자(3단)다. 두둑한 배짱과 공격적인 성향도 그가 승부처에서 마법 같은 샷을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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