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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잘못된 징계로 불신 자초하는 사립학교

중앙일보 2015.11.03 00:28 종합 3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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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사회부문 기자

지난 10월 서울 계성초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현금 수백만원과 상품권·한약재를 받은 교사 2명에게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감사에 나섰던 서울시교육청이 파면 처분을 요구한 것에 비하면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이다. 교육청 감사실 관계자에게 학교법인 관계자는 “사학에 교육청의 간섭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오히려 항의했다고 한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2011년 담임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180만원을 받았다가 학부모와 갈등을 겪자 학생을 때려 논란이 됐다. 학교 재단은 감봉 1개월의 경징계로 마무리했다.

 이처럼 사학들은 촌지 부정에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언론이 취재에 나서면 “꼭 연금도 못 받을 정도로 징계해야겠느냐”며 오히려 기자를 나무란다. 서울시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징계위가 내부 관계자들로 구성되는 학교가 많아 봐주기식 분위기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납품 부정, 성추행 등에도 제 식구 감싸기가 다반사다. 서울시교육청이 사학에 요구한 징계 요구를 이행한 비율은 2011년 31.9%, 2012년 18.2%, 2013년 23.3%, 2014년 35.3%에 불과하다. 교육청은 사학에 대해 감사 및 징계를 요구할 수 있을 뿐 직접 징계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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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러나 이 같은 사학재단의 관대함은 내부 비리 고발 사태에선 돌변한다. ‘반란’을 제압하듯 가차없이 징계권을 휘두른다. 2012년 서울 성북구 D고교 안모 교사가 시교육청에 재단 비리를 제보했다. 교육청은 D고교에 감사를 벌여 17개 종류의 비위를 찾아냈다. 학교법인은 2014년 불성실한 근무 등을 구실로 안씨에게 파면을 통보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그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학교재단은 안씨가 복직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파면했다. 올해 4월 교원소청심사위는 두 번째 파면 취소를 결정했고 안 교사는 다시 교단에 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학은 비리의 온상, 이사장의 ‘왕국’으로 묘사되기 일쑤다. 올곧게 사학을 운영하는 교육자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국내 사립학교는 중학교의 20%(640개), 고등학교의 40.5%(950개)를 차지한다. 사학은 조선 말기부터 한국의 근대교육을 이끌었다.

 지난 4월 서울 사립학교들이 모여 학교를 건전하게 운영하고 비리가 발생하면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잘 이행하겠다고 결의했다. 올해 서울 사학들은 88%(22건)에 이르는 높은 징계 이행률을 보였다. 계성초는 지난 8월 단 10만원이라도 받는 교원은 중징계하겠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적용된 첫 사례다. 사학이 그들만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백민경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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