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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미동맹의 진화

중앙일보 2015.11.03 00:24 종합 34면 지면보기
2일 서울에서 열린 제4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우리의 안보에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합의들을 내놓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날로 성능이 강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지하기 위한 ‘4D 작전개념 이행 지침’이다. 북한은 지난 5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북한이 보유한 70여 척의 잠수함에 핵 탄도미사일이 탑재될 경우 우리에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한·미가 첨단 감시장비로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탐지하고,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정밀타격무기로 파괴한다는 신작전개념을 수립함으로써 안보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게 됐다. 우리 군의 독자적 방위력이 입증될 때까지 전시작전권 전환을 연기하는 ‘조건부 전작권 전환 계획’이 발효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주한미군의 핵심 화력부대인 210여단이 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이 완비될 때까지 한강 이북에 잔류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SCM은 한·미 간 핵심 쟁점 상당수를 매듭짓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뤄 “동맹에 한 치의 균열도 없다”는 우리 당국자들의 호언을 무색하게 했다. 우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 여부에 대해 미국 측은 가타부타 언급을 피해 모호성만 키웠다. 우리가 거듭 요청해온 한국형 전투기(KF-X) 4개 핵심기술 역시 미국 측이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아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미국은 일본 자위대의 유사시 북한 진입 논란에 대해서도 “한·일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동맹”이라며 중립을 지키는 데 그쳤다.

 한·미 SCM 개최에 때맞춰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도 서울에서 잇따라 열림으로써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일본과 잘 지내고, 남북관계도 개선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우리의 숙명이다. 정부는 SCM에서 풀지 못한 현안들을 조기에 해결해 동맹을 공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극대화할 입체적 외교전략 수립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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