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SCM은 한·미 간 핵심 쟁점 상당수를 매듭짓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뤄 “동맹에 한 치의 균열도 없다”는 우리 당국자들의 호언을 무색하게 했다. 우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 여부에 대해 미국 측은 가타부타 언급을 피해 모호성만 키웠다. 우리가 거듭 요청해온 한국형 전투기(KF-X) 4개 핵심기술 역시 미국 측이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아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미국은 일본 자위대의 유사시 북한 진입 논란에 대해서도 “한·일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동맹”이라며 중립을 지키는 데 그쳤다.
한·미 SCM 개최에 때맞춰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도 서울에서 잇따라 열림으로써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일본과 잘 지내고, 남북관계도 개선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우리의 숙명이다. 정부는 SCM에서 풀지 못한 현안들을 조기에 해결해 동맹을 공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극대화할 입체적 외교전략 수립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