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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식품사랑캠페인] 스물둘 귀농 청년, 할머니의 청국장 사업화해내다

중앙일보 2015.11.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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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박정기(28)씨는 공무원을 가업으로 여기던 집 안에서 태어났다. 자연스레 박씨는 고교 졸업 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연거푸 다섯차례 낙방, 그의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군대를 제대한 2009년 스물 두살 청년이 하기엔 조금 엉뚱한 결정을 내렸다.
“충남 청양에서 홀로 청국장 만들고 계신 할머니 곁에서 일을 배워보자.”
귀농ㆍ귀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에도 보기 드문 스물둘의 귀농 결정은 그렇게 이뤄졌다. 박씨는 “‘아직 젊은데 뭔 일을 못 할까’ 싶은 마음에 할머니와 함께 청국장 일을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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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할머니가 가르쳐 주시는 대로 콩을 씻고 불을 때고 나무를 했다. 가마솥에 삶은 콩을 짚이 깔린 방에서 이불을 덮고 군불을 때며 띄우는 전통방식의 청국장이었다. 요즘 청국장은 기계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숙성실에서 청국장을 띄운다. 처음엔 아들의 귀농 결정을 반신반의하던 아버지도 박씨가 일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는 대학 학비로 마련해 둔 돈으로 청국장을 띄우기 위한 황토방을 지어줬다.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청국장을 찾던 한 방송사의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 전통 방식으로 청국장을 띄우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을 탔고, 할머니와 그는 청국장의 달인으로 소개됐다.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밀려 들었다.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만든 '칠갑산 우리콩청국장'은 전통방식이라는 매력과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하는 사업이라는 스토리텔링이 맞아떨어져 입소문을 탔다.
지금은 매출이 월 1000만원을 넘어섰다. 청국장을 많이 찾는 동절기엔 월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할머니의 전통 비법에 손자의 마케팅 솜씨가 만나면서 이뤄낸 마법같은 시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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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친 피 녹이는 청국장의 효능
청국장은 냄새가 독특한 만큼 영양도 압도적이다. 특유의 냄새로 인해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지만, 영양면에서 탁월하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청국장은 무르게 익힌 콩을 더운 곳에서 발효시켜 양념한 장이다. 콩으로 만든 큼큼한 발효식품 청국장에 갖은 채소를 넣으면 건강식품의 조건을 두루 갖춘 보기 드문 수퍼푸드가 된다.
청국장을 수퍼푸드로 만들어 주는 건, 발효에 관여하는 세균인 고초균 덕택이다. 고초균은 자라면서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 효소는 혈전(피가 뭉친 것)을 녹이는 작용을 한다. 청국장이 뇌졸중·심장병·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 예방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그래서다. 청국장은 혈압을 낮춰주므로 고혈압에도 효과적이다. 
청국장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한 달쯤 꾸준히 먹으면 변비가 눈에 띄게 개선된다. 소화가 잘 되므로 소화력이 떨어지는 환자와 노인에게 좋다. 또 청국장의 주재료인 콩 안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기에 갱년기 여성에게도 좋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홍준영 인턴기자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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