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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투자 잘하려면

중앙선데이 2015.11.01 01:54 451호 18면 지면보기
나라마다 배당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가 다르다. 미국은 1950년대였다. 대공황으로 주식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이 1940년대가 끝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50년대 들면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투자는 여전히 보수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성장률이 낮고, 금리가 2%대 초반에 머물렀던 점도 시장을 무기력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시장이 지지부진할수록 투자자들은 배당에 더 집착했는데, 배당이 그나마 확실하게 돈을 챙길 수 있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배당 투자가 위축됐다. 10년 동안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15%를 넘어 배당이 아니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많았기 때문이다. 2003년에 배당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권 내에 들어왔고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증시고수에게 듣는다

한국은 3~4년 전 본격화일본은 1990년대부터 배당 투자가 시작됐다. 당시 일본은 저성장과 저금리 국면에 본격 진입하는 때였는데, 특히 금리가 사상 최초로 0%대로 떨어져 금융자산의 구조적인 변화가 요구되던 시기였다.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각광받았는데 배당 수익이 높은 주식도 여기에 해당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배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2001년 이후 10년간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의 가격이 보통 주식보다 20% 이상 더 오를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일러스트 강일구



한국의 배당 투자는 3~4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그 전까지 배당은 연말에 약간의 돈을 나눠주는 의례적인 행사 정도로 생각됐는데, 이때부터 투자 지표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에서 배당의 중요성이 더해진 이유가 있다. 우선 우리 경제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매출이 늘고, 이익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배당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주가 상승률이 배당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번 돈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기업보다 재투자를 통해 성장 능력을 끌어올리는 기업이 더 각광을 받기도 한다. 배당을 주지 않고 남겨 놓은 부분이 미래에 훨씬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재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진 것도 배당 투자가 활성화한 요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당수익률은 1.6% 정도로 1년 만기 통화안정채권 금리와 비슷하다. 사상 처음으로 배당과 이자 소득이 같아진 것이다. 과거 우리 금리가 10% 를 넘을 때에도 배당수익률은 1%대에 지나지 않았다. 금리에 비해 배당 수익률이 너무 낮아 배당이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지 못했다. 지금은 둘의 수익률이 비슷해졌을 뿐 아니라, 기업에 따라서는 이자율의 두 배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배당 투자를 하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우선 올해 실적이 중요하다. 배당은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행위다. 따라서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배당을 많이 줄 수 없다. 올해 어떤 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는 3분기까지 실적만으로도 판단 가능하다. 겨울 특수를 누리는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연간 이익이 3분기까지 이익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배당수익률도 꼭 챙겨야 할 부분이다. 똑같은 돈을 벌어도 기업에 따라 배당률이 달라진다. 회사마다 일정한 배당성향이 있기 때문인데, 과거에 많은 배당을 준 회사가 올해도 높은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성장기에 있는 기업과 성장이 끝난 기업 사이에 배당률도 다르다. 성장이 마무리돼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는 기업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으로 나눠주지만, 성장기 기업은 최소한의 배당에 그친다. 한국전력이나 통신주 등이 매년 시장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게 이 경우에 해당한다.



배당은 방어적 투자법같은 배당률이라면 주도 업종에 속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다. 배당 투자의 성패는 얼마나 배당 수익이 높은 종목에 투자했느냐 하는 점과 연말에 배당금만큼 주가가 하락한 후 원래 가격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 주도주는 가격을 회복하는 속도가 다른 주식보다 빠르므로 이들을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구성하는 게 좋다.



배당은 방어적인 투자법이다. 투자 성과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가가 크게 오를 때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한다. 대신 시장이 정체에 빠질 때에는 어떤 투자 지표보다 큰 역할을 한다. 지난 4년간 주식시장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연말까지도 이런 상황이 변할 것 같지 않다. 주가가 움직이는 폭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배당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있다. 주가 변동폭이 줄면 줄수록 배당의 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배당이 투자지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배당금에 의한 직접적 효과도 있었지만 높은 배당 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간접적 효과도 있었다. 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시기가 연말이다.



 



 



이종우?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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