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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직장 내 권력투쟁의 갈등 극복]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 필요

온라인 중앙일보 2015.11.01 01:50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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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기회 있을 때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 약점 보완보다 강점 강화를


미모의 재원인 그녀는 45세 나이에 직장생활 20년차로, 올해 말 승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단계 올라서지 않으면 남은 시간 퇴물로 지낼 것이 뻔하다. 아니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올 한 해 정말 중요하다.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명부에 오르고, 승진자로 낙점돼야 한다. 비등한 실력과 미모를 가진 몇 명의 라이벌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그녀들과의 물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격화될수록 소문도 무성하다. A는 어제 그녀를 끌어주는 모 전무를 만났고, 며칠 전에는 모 선배를 만나 도와달라고 했다는 거다. B는 술 좋아하는 상사를 모시고 회식을 했는데, 회식 후 상사의 집까지 따라가 술판을 이어갔다고도 한다. C도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윗사람에게 뇌물 수준의 비싼 선물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누구는 능력이 모자라서 안 되고, 누구는 스캔들 때문에 안 되고, 누구는 성격이 더러워서 안 된다는 인신공격성 평가도 난무한다. 라이벌 간의 상호비방과 더불어, 승진 대상에 들지 못한 사람들의 질투 섞인 비난이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탓이다.

연말 다가올수록 승진 경쟁 치열

올해도 얼마 안 남았다. 그녀도 전략적 모임을 자주 갖고, 경쟁 상대에 대한 약간의 비방도 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를 물어뜯는 냉혹한 현실을 느낄 때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의도 든다. 누구처럼 확실히 챙겨주는 ‘윗선’이 없다는 불안감. 그녀에 대한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비방. 남들은 날아다니는데 혼자서 뛰는 듯한 느낌 등 복잡한 감정에 그녀는 매일 불안하다.

인간은 권력을 추구한다. ‘권력의지(will to power)’는 인간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원천이다. 힘, 지배력, 우월성에 대한 충동이다. 권력은 그 자체에서 힘이 나온다. 누가 권력을 잡는지는 중요치 않다. 누구든 권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지배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훌륭한 사람도 타락시킨다. 사람들은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권력을 추구한다. 나약함을 극복하고, 유능함을 획득한다. 자기완성으로 향하는 길이 되기도 한다.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①강제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동서고금을 통해 귀가 닳은 교훈이다. ②합법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지위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다수에 동조하고, 권위에 복종한다. ③보상적 힘에서 온다. 돈과 권력은 악어와 악어새다. 회사에서 상사는 보상능력을 통해 부하를 다스린다. ④전문적 힘에서 온다. ‘아는 것이 힘이다’. 오늘날 정보비대칭은 중요한 무기다. ⑤준거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닮고 싶은 자질에서 나온다. 인간적인 매력, 카리스마, 인품 등이 있다.

인생은 투쟁이고, 투쟁은 인생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 동물 세계에서 강한 동물만이 살아남는다. 먹이를 확보하고 짝짓기를 하려면 싸워야 한다.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운다. 질서를 지켜주는 정부가 없다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난다. 현대인은 전쟁터를 살아간다. 적자생존의 법칙에 희생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만물은 끝없이 생성하고 소멸된다.

권력투쟁은 힘을 얻기 위한 투쟁이다. 피아(彼我)를 구분하여 싸운다.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조종한다. 상황에 따라, 강력한 힘과 교묘한 술책이 필요하다. 권력투쟁은 정치투쟁과 동의어다. 가로막는 것을 물리치고, 조력자와 먹잇감을 구별한다. 다수가 원하는 곳을 가리키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숨긴다. 상황에 맞춰, 표정과 감정까지 바꾼다. 권력투쟁은 어디서나 있다. 가정에선 독립을 위해 부모를 거스르고, 회사에선 승진을 위해 서로를 물어뜯고, 사회에선 성공을 위해 누구와도 손잡는다.

인생은 게임이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은 실천 계획이고 의사결정 기술이다. 게임이론이란 게 있다. 게임전략을 다룬 학문이다. 게임전략은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서 출발한다. 상대 반응을 추측한 후,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선제다. 게임이 유리하도록 능동적으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협조를 구하는 것은 이익이지 선함이 아니다. 게임 이론에서 너그러움과 배려는 없다. ‘그렇게 보이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만 있을 뿐이다. 게임이론은 영악하고 냉정하다. 여유란 단지 ‘그래도 될 만큼’ 더 강하거나 부유한 데서 온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할 만큼 해보자. 권력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기회는 신중한 사람보다 도전적인 사람에게 찾아온다. 지피지기 백전불패(知彼知己 百戰不敗)다. 우선, 상대의 약점에 주목하자. A는 능력이 모자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B는 상사와의 술판으로 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C는 인간관계의 허점을 뇌물로 채우고 있다. 다음, 자신의 강점에 주목하자. 그녀는 확실한 인맥이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 약점은 보완하기 쉽지 않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강점 위에 구축하라’는 말이 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사람을 대인(大人)이라 하고, 싸우지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하는 사람은 소인(小人)이라 한다.

둘째, 전략적이 되자. 권력투쟁에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저분한 싸움이 될 수 있다.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략적 선제를 구사하자. 기습과 기만이 있다. 기습은 예측불허의 방법을 쓰는 것이고, 기만은 포커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습은 결정적 타격을 못 줄 때 큰 화를 부른다. 이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해 보자. 팃포탯전략(tit fot tat)은 상대와 똑같은 전략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상대의 태도에 따라 순식간에 전세가 불리해질 수도 있다. 유도전략은 먼저 견딜 만한 기습을 당한 후 힘을 모아 치는 것이다. 또라이전략은 가장 강력한 기만이다. ‘너 죽고 나 죽자’는 것이다. 강한 상대가 진짜 해보자고 할 때 꼼짝 못하게 된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무엇이 된 것처럼 느끼려고 만용을 부리고, 성숙에 도달하면 내가 지극히 작은 미물임을 알게 된다’.

할 일 하고 하늘에 맡겨야
셋째, 하늘에 맡기자. 세상은 개인과 상관없이 움직인다. 혼자 할 일은 스스로 하고, 도움 받을 일은 남에게 요청하고, 안 되는 일은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자.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은 세상을 떠날 때 유언장에 세 가지 한자를 남겼다. 운(運), 근(根), 둔(遁)이다. ①사람이 성공하려면 뿌리가 있어야 한다(根). 한우물을 파야 한다. ②서두르지 말아야 한다(遁).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③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運). 천하보다 앞서지 말아야 한다. 중용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이 명령한 것을 성(性)이라 하고, 천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한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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