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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해결 올해가 골든타임 … 한·일 정상 통 큰 결단을”

중앙선데이 2015.11.01 01:48 451호 3면 지면보기
1일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2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앙SUNDAY가 한·중·일 3국의 전문가 5명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취임 이후 첫 한·일 정상회담에 기대를 피력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인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같이할 동반자로서 양국 국민 감정을 해빙시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일, 한·중·일 연쇄 회담] 3국 전문가들의 기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막판까지 가장 큰 논란이 돼온 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 처리에 대해은 “위안부 문제는 올해가 해결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양국 지도자가 통 큰 결단으로 이 문제를 타결해 한·일 외교 쟁점에서 이제는 졸업시키는 것이 맞다”고 제안했다.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는 3국 자유무역협정(FTA)과 동북아 안보 문제가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은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역내에 무력 충돌이?일어나지 않도록 3국 간 위기관리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는 “한국이 3국 정상회의를 통해 중·일 협력의 제도화를 이끌어낸다면 대중 경사(傾斜)론과 대미 치중론 같은 비판을 불식하는 작은 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한·일 만남이 의미과거사, 경제·안보투 트랙 접근을



한·일 관계는 너무 경색되고 냉각됐다. 양국 관계가 악화해 정상회담이 안 열린 측면도 있지만 정상회담이 안 열리니 관계가 더 꼬이고 뒤틀어지는 측면도 크다.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크다. 만나서 활짝 웃고 신뢰를 나누는 두 정상의 사진 한 컷이 주는 효과는 엄청나다. 두 정상이 흉금을 털어놓고 현안을 깊이 있게 토론해 구동존이(求同存異·공감대는 키우고 이견은 남겨둠)를 추구하면 된다. 과거사 문제와 경제·안보를 분리해서 다루는 투 트랙 외교를 정상회담에도 적용하자.



종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최소한의 언급이나 문제 해결을 향한 원칙적인 합의라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9월 일본 안보법제 통과 이후의 한·일 안보협력의 범위와 조건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 대북 정책의 한·일 공조 방안, 한국의 통일외교에 대한 일본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됐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3국 정상회의를 정례적으로 연다는 서면 합의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미·일이 주도하는 TPP 체결은 자칫 잘못하면 동북아 경제권을 둘로 분단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중·일 FTA나 중·일이 모두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기 체결을 통해 한·중·일 경제협력을 촉진하고 동북아 지역경제를 통합으로 이끌어가는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3국 정상회의정례화하고북핵 논의해야



역내에 다층적인 세력 전이 현상이 발생하고 미·중 갈등이 더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 동북아 안보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와중에 3국 정상이 모처럼 만나기 때문에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적극적 중견국 외교는 평가받을 만하다. 앞으로 어떤 갈등과 위기에도 3국 정상회의는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는 한 가지 합의만 해도 큰 성과다. 북한 핵 문제와 북한의 도발 대응, 역내 3국 간 위기관리 체제 구축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3국 경제협력 이슈 중에서는 동북아 3국의 분업 구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 역내 경제 협력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부문의 긴장과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동북아 확장 논의가 중요하다.



중국은 역내 무력 충돌을 바라지 않는다. 중국은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보겠지만 한·일이 지나치게 밀착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한·일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동북아 변혁의 상황에서 상호 이해 충돌보다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확대되고 있고 대립보다는 협력을 해야 서로 윈윈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앞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일본이 미국에 편승하면 한국 외교에 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일 동맹에 편승하면 한·일 관계가 개선되겠지만 한국이 일방적인 편승을 거부할 경우 한·일 관계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개연성이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APEC 등 다자회의한·일 대화 무대로적극 활용해야



한·일 정상회담은 이제까지 양국 갈등 사안에서 한국의 도덕적 우위 확보를 위한 외교였다. 앞으로는 정상회담을 활용하는 실익 확보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 일본에 대한 도덕적 우위와 더불어 동북아 미래 안보 비전 경쟁에서 한국이 전략적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 한·일 관계 악화를 활용하는 중국의 대(對)한국 외교 레버리지 강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구체적 사안에 합의를 못 보더라도 한·일 관계 정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해 일본 정부와의 공식 외교뿐 아니라 공공외교를 펼쳐 일본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한·일은 이번 회담에서 동아시아 미래 안보 협력을 위한 대화의 틀을 마련하고, 이런 협력의 틀 속에서 일본의 수정주의 역사관을 비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칙을 놓고 대화해야 한다.



한·일 정상은 이번 말고도 앞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8일 필리핀) 등 다양한 다자외교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 등 현안을 놓고 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긴 시간적 스케줄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동북아에 다자 정상회의 메커니즘이 없는 상황에서 미·중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와중에 열리는 이번 3국 정상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3국 정상회의에서 3국 미래 안보 협력을 위한 대화 및 정례화, 역사·영토 문제 해결 원칙 합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 획득, 한국 주도 통일에 관련된 권리 재확인 등을 논의해야 한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한·중 vs 일본2대 1 대립 구도피하게 배려해야



이번 일·한 정상회담은 지난 3년간 훼손된 양국 정치 지도자들 간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양국 지도자들이 일·한 관계의 중요성을 양국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이번에 (위안부 문제와 안보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을 확실히 궤도에 올리는 계기로 삼고 싶어 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일·한 협력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징적 차원에서는 양국이 지역 안정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천명할 필요가 있다.



위안부 문제는 너무 정치적인 이슈가 돼버렸기 때문에 결국 양국 최고 지도자의 합의와 결단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항상 일본 측이 먼저 진정성을 보이라고 하는데 일본 정부가 먼저 조치를 취했을 때 한국 정부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향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결의가 있음을 서로 확인해야 한다. 이 문제는 일본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양국 정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3년간 정체된 정치 현안들을 풀고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3국 협력을 잘 추진하려면 ‘2대 1’(한국·중국 대 일본) 구도가 형성되지 않도록 서로가 배려하길 바란다. 양자 현안이 3국 협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한·중·일 FTA는 높은 수준으로 추진돼야 바람직하다.



과거 3국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공동성명(2012년 포괄적 협력 강화 선언 등)의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확실한 이행을 재확인하자. 3국 협력 사무국의 권한 강화에 대한 합의 도출도 필요하다.



 

청샤오허 중국 런민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한·일 정상 만남서지속 대화 기조만이어가도 성공적



이웃한 3국이 지난 3년 이상 역사와 영토 갈등으로 소원해지고 대립해왔다. 갈등 기간이 길어지면서 3국 모두에 백해무익 했다. 3국 지도자들이 어렵게 마련된 이번 기회에 멀리 높게 보는 안목으로 서로 앙금을 벗고 마주 앉아 이번 회의에서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3국 국민이 서로 사이 좋게 지내고 함께 발전할 조건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3년 이상 중단된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 3국 지도자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컨센서스를 이루거나 경제협력 분야에서 큰 돌파구를 열거나 여전히 의심하는 태도를 갖거나 상관없이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여 의견 교환을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중·한과 일본 관계, 동북아 안보 문제가 중요 의제다. 경제협력 분야의 핵심 의제는 3국 FTA 추진이 절박하다. 이는 3국 모두에 이롭다.



일본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3국 FTA가 더 복잡해졌다. TPP 외에도 지난 6월 체결한 중·한 FTA 관련 문제도 관심사다. 경제 분야에서도 3국은 신뢰를 구축해 경제협력의 분위기와 조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일 관계 개선 여건은 미국이 다리를 놓아 중·일 관계 개선 여건보다 좋다. 한·일 양국은 대화하지 않는 것보다는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낫다. 만난다면 성과가 없는 것보다 성과를 내는 것이 좋다. 한·일 관계의 개선은 동북아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순조롭게 회담이 열리고 차분한 가운데 의견을 교환하고 대화 기조를 유지한다면 이번 회담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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