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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콤비’, 제조경제에서 정보경제로 국가개조 천명

중앙선데이 2015.11.01 01:36 451호 4면 지면보기

중국국제항공의 베이징-요하네스버그 첫 직항노선 승객들이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탐보공항에 내리고 있다. 중국은 증가하는 아프리카 승객 수요에 맞춰 직항로를 열었다. [신화=뉴시스]



호흡이 긴 나라 중국은 두 개의 ‘국가 100년 계획’이 있다. 첫 번째 백년대계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중진국 도달’, 즉 ‘샤오캉사회(小康社會) 실현’이다. 사회주의 신(新)중국은 1949년에 나라를 세웠다. 건국 100주년 다음해인 2050년에 도달할 또 다른 백년대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진국 진입’이다.


[중국 5중 전회 폐막] 13차 경제계획에 담긴 뜻

중국은 이에 따라 53년부터 5개년 계획을 실시해왔다. 2015년은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의 마지막 해다. 2016년부터 시작될 제13차 5개년(13.5) 계획은 중국의 100년 꿈이 이뤄질 2020년까지의 계획이다. 그 전모가 10월 29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장쩌민·후진타오식 성장 방식서 탈피이번 중국의 13.5 계획에는 두 개의 파격이 있었다. 중국 정부는 5개년 계획마다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번 13.5 계획에서는 숫자로 된 성장률 목표가 없었다. 상하이교통대 전기과 출신 장쩌민(江澤民)이나 칭화대 수리공정학과 출신의 후진타오(胡錦濤) 등 공대생 국가주석들이 명확한 숫자를 좋아한 것과는 달리 각각 법학 박사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문과생 지도부는 목표 설정부터가 달랐다.



시-리 정부는 13.5 계획을 과거와 달리 숫자로 콕 집어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혁신·협동·녹색·개방·공유발전이라는 다섯 가지 발전이념을 제시하고 정부의 중점정책으로 언급하는 서술식으로 5년의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의 큰 전환이다. 30년간 발전 방식의 전환이다. 목표를 정하고 정하면 무조건 초과 달성하는 장쩌민-후진타오 시대의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다. 당장 계획의 서술 방식부터 바꾼 것이다.



30여 년 만에 파격적으로 없앤 것이 또 있다. ‘한 자녀 정책’을 전면적으로 폐지했다. 이에 대해 인구문제, 성장률 문제, 사회문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부 당국의 정책이 아니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젊은 부부들이 당장 오늘부터 애국심에 불타 올라 국가정책에 맞춰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보낼까 하는 점이다.



성장률 목표를 없애고, 국민의 섹스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나라인 중국이 자녀 생산의 제한도 풀었다. 그렇다고 다 자유화하는 것은 아니다. 자녀 제한을 1명에서 2명으로 푼다는 것이지 무한대의 출산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률 목표도 발표만 안 했지 내부적으로도 없다는 게 아니다. 단지 정치적·경제적·외교적 이유로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목표 설정의 가이드라인은 이미 2012년 18대 당 대회에서 만들었다.



중국 성장의 첫째 목표는 2020년에 2010년과 비교해 GDP의 두 배 달성이다. 2015년 GDP 성장률을 7%라고 가정하면 향후 5년간 연평균 6.53% 성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연평균 6.5% 성장하면 2020년의 GDP는 2010년의 두 배 수준에 도달한다. 리 총리가 2015년 성장률 7% 달성 가능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2015년 GDP가 높을수록 향후 5년의 경제운영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성장률 마지노선 6.53%18대 당 대회 때 만든 두 번째 경제성장 목표는 1인당 소득의 두 배 증가다. 2011~2014년 주민소득증가율은 연평균 9.1%였다. 2020년에 주민소득 두 배 증가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15~2020년 연평균 성장률은 5.9% 정도면 된다. 그래서 주민소득 두 배 달성의 목표는 GDP 목표보다 훨씬 달성이 용이하다.



중국은 그간 5개년 계획을 세울 때마다 성장률 목표를 0.5%포인트씩 낮추었다(8.0→7.5→7.0). 그래서 서방에서는 이번 13.5 계획의 목표성장률은 6.5%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서방은 중국의 7% 이하 성장 여부에 관심이 많다. 정작 중국은 7%든 6.5%든 신경 안 쓴다. 왜냐하면 6~7%로 10년 성장하면 미국을 추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GDP의 63%인 중국의 GDP는 6.53%씩 성장하면 2020년에는 미국의 77%에 도달한다.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6년에 중국 GDP는 미국 GDP를 추월한다.



13.5 계획에서 중국 정부는 6.5%를 성장률률 마지노선으로 잡고 경제계획을 짰던 게 틀림없다. 그러나 6.5%로 발표하면 서방은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떠들 것이고 중국은 이를 설명하려면 입만 아프다. 그래서 숫자를 발표 안 하고 “네가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이다.



시 주석은 집권 3년 만에 중국을 제조대국에서 서비스대국으로, 투자대국에서 소비대국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젠 성장률보다는 성장의 내용이 중요하다.



이번 중국의 13.5 계획에서 주목할 첫 번째 특징은 혁신(創新)을 통한 국가개조다. 바로 정보강국이다. 시 주석이 전임 후진타오와 경제운영에서 확연히 다른 차별화는 바로 제조경제(製造經濟)에서 정보경제(信息經濟)로의 전환이다. 중국은 이번에 인터넷+, 대중창업 만인혁신, 중국제조 2025의 정책을 내놓았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인터넷대국인 중국이 정보강국(網絡强國)으로 변신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제조경제에서 인터넷과 고속철도, 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 플랫폼경제’로의 전환이 13.5 계획의 가장 중요한 변화다.



한국, 환경·의료 분야서 기회 찾아야두 번째는 개방과 협력(協調)이다. 자본시장 개방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대외 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중국 위안화의 발언권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한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자본과 제조업, 그리고 외교력을 수출한다. 지역개발도 기존 해안 중심 개발에서 해안과 강, 그리고 도로와 철도를 따라 동서남북 지역 간의 협력과 조정을 통한 경제개발로 전환했다. 국유기업과 방산 분야에서도 정부와 민간의 투자와 협력을 통해 효율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로 주목할 것은 새로운 ‘두 개의 중국’의 도입이다. ‘아름다운 중국(美麗中國)’과 ‘건강한 중국(健康中國)’이다. 경제발전의 모든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환경보호와 의료·위생안전이 새롭고 중요한 양대 정책으로 등장했다. 인구 노령화 문제에 대응한 전면적인 2자녀 허용 정책도 이 정책의 일환이다.



비만한 코끼리처럼 뒤뚱거리던 중국이 13차 5개년 계획을 계기로 스마트한 라이프(정보경제), 두툼한 지갑(위안화 국제화), 그리고 적절한 체력(인구와 건강)과 깨끗한 신체(환경)로 변신한다. 이것이 중국 100년의 꿈이다. 한국 경제가 중국을 활용하려면 정보경제, 위안화경제에 편승하고 환경과 의료로 대변되는 아름다운 중국, 건강한 중국에 어떻게 젓가락을 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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