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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균연령 20세→37세 … 경제·사회 활력 위해 ‘인구공정’

중앙선데이 2015.11.01 01:33 451호 5면 지면보기

중국이 10월 29일 ‘한 자녀 낳기’ 정책을 35년 만에 폐지하면서 앞으로 중국의 출산율이 얼마나 높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길을 가고 있다.[AP=뉴시스]



중국이 ‘한 자녀 낳기’ 정책을 35년 만에 폐지하고 ‘두 자녀 낳을 권리’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인구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회의(18기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1980년 9월 도입된 ‘한 자녀 낳기’ 정책으로 그동안 약 4억∼5억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것을 억제했다고 중국 정부는 자평해 왔다. 최진호 아주대 명예교수는 “중국 인구학계는 오래전부터 산아제한 정책의 완전 철폐는 아니더라도 두 자녀까지는 낳을 수 있도록 해야 많은 인구학적 문제가 풀릴 거라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번 결정은 2∼3년 전부터 정부의 발표만 남겨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5중 전회 폐막] 두 자녀 출산 전면 허용의 정치·경제학

키신저 만난 마오 “중국은 여자 남아돌아”역사적으로 세계 1위 인구대국 중국의 인구문제는 항상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중국의 인구 문제를 외교무대에서 화제로 자주 올렸던 것으로 유명하다. 71년 베이징에서 마오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비밀 방문 중이던 헨리 키신저를 만났다.



▶마오=중·미 무역량은 적지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아주 가난해 아무것도 없지만 여성은 남아돈다.



▶키신저=여성에 대해서는 쿼터(수입할당량)도 관세도 없다.



▶마오=당신이 우리 중국 여성을 원하면 우리는 1000만 명도 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당신 나라를 홍수처럼 집어삼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성이 많고 아이도 너무 많다.



마오가 이렇게 농담할 무렵 중국 인구는 이미 8억5000만 명을 넘었다. 사실 마오는 산아제한보다는 출산장려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이 끝난 이후 49년 신중국이 출범한 초기에 중국 정부는 생산과 경제발전에 집중하면서 의도적으로 출산을 장려했다. 이른바 ‘다자녀 모친 정책’에 따라 인구가 빠르게 늘었다. 1차 인구센서스가 실시된 53년의 인구는 6억 명이었다. 60년에 6억4000만 명으로 불어나자 정부가 만혼(晩婚) 정책을 내놓으며 살짝 브레이크를 걸었다. 71년에는 ‘하나도 적지 않고, 둘이 딱 좋고, 셋은 많다(一個不少 兩個正好 三個多了)’는 구호를 보급했다.



급기야 78년에는 헌법에 계획생육(生育)이라는 산아제한 정책을 헌법에 처음 명시했다. 그해 공산당은 “20세기 말에 중국 인구를 12억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한 쌍의 부부가 낳을 자녀는 한 명이 가장 좋고 많아야 두 명’이라는 산아제한 방침을 제시했다. 이어 80년 9월에 한걸음 더 나가 ‘한 쌍의 부부는 한 자녀만 낳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른바 ‘한 자녀 정책’의 공식적인 시작이었다. 82년 인구가 10억 명을 처음 돌파하자 그해 산아제한정책은 중국의 기본 국책으로 확정됐다.



남아도는 중국 남성, 국제결혼시장 블랙홀하지만 한 자녀 정책을 강제적으로 추진하면서 부작용이 많이 생기자 적잖은 예외를 만들었다. 지방 공무원들은 무리하게 출산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신 7개월이 넘은 임신부의 낙태를 강요해 인권침해 논란을 불렀다. 특히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은 농민의 반발이 심했다. 정부는 84년 농민의 경우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방침을 완화했다. ‘작은 입은 열고 큰 입은 막는다(開小口 堵大口)’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불법적으로 낳고도 거액의 벌금을 내지 않으려고 호적에 올리지 않는 헤이하이쯔(黑孩子)가 사회문제가 됐다. 2002년에는 ‘인구·계획생육법’이 정식 시행되면서 부모 모두 독자일 경우 둘째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雙獨二孩)을 도입했다. 2013년 11월에는 부부 중 어느 한쪽이 독자라도 둘째를 낳을 수 있는 정책(單獨二孩)으로 추가 완화했다.



하지만 젊은 부부들의 호응이 미지근하자 이번에 전면적으로 두 자녀 허용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처럼 중국이 인구 정책의 방향을 크게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 때문이다. 중국 국민의 평균연령은 75년 20.1세에서 올해 37세로 올랐다. 생산가능인력(25∼64세)도 급격히 줄고 있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가 전략적으로 가파른 평균연령 상승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경제와 사회 전체에 활력을 높이려면 평균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임금 상승과 저임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루이스 전환점’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출산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선제 대응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2011년 9%였던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50년 25%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녀 정책 시대에 태어난 아이 1명이 부모 2명과 조부모 4명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421 신드롬’을 낳았다. 이는 다시 고령화 심화로 엄청난 노인 부양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녀 성비(性比·여성 100명당 남성 수) 불균형도 심각하다. 82년 108.47이던 성비는 90년 111로 뛰었고 2004년에서 사상 최고치인 121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115.88로 다소 떨어졌지만 80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치는 114.7을 기록했다. 성비 균형(103∼107)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



이성용 강남대 교수는 “80년대 이후 줄곧 남자가 지나치게 많이 태어나 약 3000만 명의 남자가 남아도는 ‘잉남(剩男) 현상’에 따라 결혼 등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남자가 남아돌면서 범죄율이 높아지고 부모들이 아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비싼 집을 사주면서 집값이 급등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성들이 국제결혼시장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영·유아 교육·의료산업에 기회저출산 문제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 한 자녀 정책 도입 이후 출산율(여성 1명당 자녀수)을 1.5명으로 억제해왔다. 하지만 75∼80년 평균 3.01명이던 출산율은 2010∼2015년 1.55로 떨어졌다. 세계평균(2.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합계출산율이 2.2% 전후를 유지해야 인구가 줄지 않는다.



두 자녀 허용 정책에 따라 일단 당장 2017년부터 신생아 출산이 단기간 집중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인구학자들은 당초 2017년 17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두 자녀 허용 정책에 따라 최소 300만∼800만 명이 추가로 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한 해 2000만∼2500만 명이 태어날 것이란 계산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출산·육아·교육 부담을 덜어주지 않으면 출산율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전광희 충남대 교수)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출산율이 올라가면 중국 내수 시장의 영·유아 관련 산업과 아동산업에 특수 효과가 기대된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한 자녀 정책은 중국에서 지역과 계층에 따라 정책의 강도가 달랐으므로 그동안 규제가 엄했던 지역과 계층에서 아이를 더 많이 나으려 할 것”이라며 “이런 계층의 소비패턴을 잘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명진 고려대 교수는 “중국의 두 자녀 시대에는 한국의 의료·대학교육·사회복지 등 우수한 서비스 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어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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