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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교육부와 논의도 없이 학제개편 또 불쑥 꺼내

중앙선데이 2015.11.01 01:27 451호 6면 지면보기
지난달 21일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의 저출산·고령화 당정회의. 새누리당에서는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3차 시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기존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까지는 전문가와 대부분의 국민이 공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주문한 획기적인 대책 대목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날 새누리당은 학제개편과 한국형 부모보험 도입을 제안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탕·삼탕인 저출산 대책

학제개편은 청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기자는 취지다. 그래야 결혼도 빨리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앞당기고 현재 5년인 초등학교와 중·고교 재학 기간을 각각 5년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951년 현행 학제가 도입된 뒤 64년 만에 입학 연령과 재학 기간이 바뀌게 된다.



정책의 효용성을 떠나 정말 이것은 ‘새로운 방향’인 걸까. 학제개편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도 똑같이 나왔던 이야기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때 실현되지 못한 것은 학제개편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고 교육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학제개편은 수퍼맨도 못할 일을 정부가 꺼내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안 의원은 “학제개편은 교원 조정과 교과서 등 교육과정 전체를 뜯어고치는 문제로 수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예산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부모보험 도입도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 부모보험은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 부모휴가를 신청하면 1년간 급여의 상당 부분(스웨덴은 80%)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부모와 기업, 정부가 보험료를 내는 사회보험 방식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1년간 100만원 한도 내에서 월급의 40%를 받는 현행 육아휴직제도보다 많은 돈을 받게 된다. 당연히 부모들로선 반길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 과정이 빠졌다고 지적한다. 덜 내고 더 받는 사회보험 방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급여의 상당 부분을 보장받기 위해선 그만큼 다달이 내는 보험료 부담이 새로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 없이 부모보험을 도입하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 일부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반발이 생길 수 있다”며 “새누리당에서 제안한 내용인 만큼 검토는 하겠지만 당장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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