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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공 비거리 짧다”는 편견 … 성능 차이 없고 식별 쉬운 장점

중앙선데이 2015.11.01 01:00 451호 23면 지면보기
골프공은 흰색 일색이었다. 적어도 5년 전까지는 그랬다. 녹색 잔디와 흰색 골프공의 대비는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골퍼들은 공을 흰색으로 만든다는데 대해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4명의 골퍼가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하면서 각자 4개의 흰색 공을 사용하는 걸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건 우레탄이나 아이오노머(설린) 소재로 공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타이틀리스트, 브리지스톤, 스릭슨 등 모든 공 메이커들은 하나같이 흰색으로 만들었다. 간혹 겨울철 눈밭에서 식별을 쉽게 하기 위해 오렌지색이 나오긴 했지만 골프공은 흰색이어야 한다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2009년 국산 골프공 업체인 볼빅은 ‘골프공=흰색’이라는 등식을 깨뜨렸다. 분홍·연두·파랑·주황 등 색색가지 골프공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다. 특히 4가지 색 골프공으로 이뤄진 12개 들이 한 상자는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4명의 골퍼가 분홍·연두·파랑·주황 골프공 가운데 한가지씩을 고른 뒤 각각 다른 색깔의 공으로 라운드를 한다는 발상은 혁명적이었다. 예를 들어 A는 분홍색, B는 연두색, C는 파랑색, D는 주황색 공을 사용하는 식이다.


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골프공 -9-

“골프공을 굳이 흰색으로만 만들 필요가 있나요. 4명의 골퍼가 각기 다른 공을 쓰면 누가 어떤 공을 쓰는 지 식별하기 훨씬 쉽죠. 더구나 컬러공은 눈에도 잘 띄고, 찾기도 쉽습니다. 컬러공을 안 만들 이유가 없었던 거죠.” 골프업계에 컬러공을 처음으로 도입한 볼빅 문경안 회장의 말이다.



컬러공의 등장을 가장 반긴 건 캐디들이었다. 4명이 모두 흰색을 사용하면 식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각기 다른 색깔의 공으로 플레이하면 멀리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흰색 공위에 새겨진 브랜드명과 번호로 누구의 것인지 식별한다는 상식을 볼빅은 형형색색의 컬러공으로 보기 좋게 깨뜨렸다.



그렇다면 컬러공은 흰색 일반공에 비해 성능의 차이가 없을까. 거리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건 아닐까. 볼빅은 “컬러공은 색깔만 다를 뿐 성능과 특성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컬러공이 거리가 잘 안 나간다고 말하는 건 오해이자 편견이라는 주장이다. 예전에는 추운 겨울철에만 컬러공을 사용하다보니 거리가 덜 나간다는 편견이 생겼다는 것이다.



컬러공을 만들기 위해선 투명한 소재에 특정 색깔의 안료를 넣어서 녹인 뒤 사출하는 방식을 쓴다. 흰색 공을 만들 때 흰색 안료를 넣듯이 컬러공을 만들 때는 해당 색상의 안료를 넣는 방식이다.



볼빅이 만드는 컬러공은 아이오노머(설린) 소재로 껍데기를 만든다. 최근 나온 ‘화이트컬러’란 흰색 공은 우레탄으로 껍질을 만들지만 컬러공은 여전히 아이오노머 소재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볼빅 컬러공은 반발력이 좋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아이오노머의 특성 상 상대적으로 스핀이 덜 걸리는 편이다. 볼빅은 우레탄 소재로는 컬러공을 아직 생산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우레탄 소재로도 컬러공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볼빅은 충북 음성 공장에서 1년에 130만~150만 더즌의 골프공을 만들어 4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 볼빅 김주택 부장, 박승근 차장,?최종욱 대리



 



정제원 기자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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