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바이오 신사업 선택과 집중
주주 권익 보호 새로운 변화 예고
그룹 내 컨트롤타워 통합 예상
재계, 12월 사장단 인사에 촉각
이번 화학계열사 정리로 이 부회장에겐 커다란 숙제가 남게 됐다. 신(新)사업이다. 삼성의 사실상 지주사인 통합삼성물산의 출범을 계기로 삼성이 내세운 건 ‘바이오 사업’이었다. 먼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을 하게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가시적인 성장을 보여야 한다.
삼성SDI를 2차전지(배터리) 사업 중심으로 키우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자 계열사 간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해 새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도 그의 숙제다.
올해 5월 부친이 보유하고 있던 공식 직함 3개 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한 2개(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은 그가 어떻게 사내·외와 소통하느냐도 관심거리다.
29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1조원대 특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전례 없는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과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삼성물산의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은 그가 이뤄낸 변화 중 하나다. 사회와 보다 많은 소통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미흡했던 대처와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소통을 중요시하는 그의 스타일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사과문의 단어와 뉘앙스까지 고심해 발표 당일 아침까지 사과문을 바꿀 정도였다.
재계는 통상 12월 초 이뤄지는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가 제대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이끌었던 옛 구조조정본부인 미래전략실과 지주사인 통합삼성물산의 역할 정리가 이번 인사를 통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는 조치가 나올 거란 얘기다.
한편 삼성으로부터 화학계열사를 약 3조원에 인수하게 된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은 25년 만의 꿈을 이루게 됐다.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까지 모두 갖춘 사업구조를 완성해 매출 20조원대 ‘종합석유화학그룹’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인수하는 삼성 화학사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